여섯 살,,, 네 살 두 아들을 키우는 엄맙니다...
제가 어렸을 때도 그랬듯, 엄마라는 존재는 아이들에게 참으로 큰가봅니다..
반찬투정이 특히나 심한 큰 아들... 좋아하는 반찬이면 잘 먹지만,
싫어하는 반찬은 쳐다도 보질 않는답니다. 최근까지 다녔던 유치원에서도 물론,
점심시간 선생님들의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악동이었죠...
유치원에 다녀온 아들에게 가장 먼저 묻는 말이 있습니다...
"점심은 다 먹었니?" ... 아들은 대답하죠..
"아니요, 오늘은 생선이... 오늘은 시금치가... " 그런 아들의 버릇을 고치기 위해,
전지전능한 엄마의 힘을 발휘하기로 했습니다...
"다 먹었니?" 대신에... "너 오늘 시금치 남겼지? 엄만 다 알아 ~ "
그럴때면 아들은 깜짝깜짝 놀랍니다... 어떻게 알았는지가 궁금한거겠죠...
그럼 전, 천연덕스럽게 대답합니다...
"엄마가 너희 반 천장에 딱 달라붙어서 보고있었는데... 못봤지? 엄마는 봤는데..."
역시나 놀란 아들... 다음부터는 시금치와 생선을 꼭 남기지 않겠다고 다짐하죠...
사실은 일주일마다 나오는 식단표를 보고 이야기 한거랍니다...
오늘은 이 반찬이, 내일은 이 반찬이...
아이가 싫어하는 반찬정도는 알수 있거든요.
깜빡 속아넘어간 아들... 다음 날에는 유치원에서 돌아오자마자 묻습니다.
"엄마~ 오늘은 왜 천장에 안 붙어 있었어요?"
"아들~ 맨날 천장에 붙어있으면 안되지~..
오늘은 창문 옆에서 손가락만 집어넣고 교실 안을 들여다봤어 ~
엄마는 손가락 끝으로 눈을 옮길 수 있거든..."
그 이후로 제 눈은 손 끝에도.. 뒤통수에도... 자유자재로 옮겨다닐 수 있게 됐죠.
제 말이라면 철석같이 믿는 아들.. 코를 파서 입에 넣다가도..
몰래 훔쳐본 제가 하지 말라고 소리를 지르면...
이번엔 발가락 눈이었는지... 손가락 눈이었는지를 더 궁금해 한답니다.
실제로 한번 엄마 발가락눈을 보는게 소원이라는 귀여운 아들...
정말 귀엽지 않나요?... 앞으로 몇 살 까지 이런 엄마말을 믿을 지...
언제까지 제가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아마도 모닝쇼를 듣는다면 그간의 거짓말이 다 들통날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아직까지 저는.. 아들에게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볼 수 있는..
신기한 눈을 가진 엄마랍니다...
사연보내주신 임수정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