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0일 방송분

둘째 아들 태훈이가 취업을 나갔습니다...

공업계 고교 3학년인 아들... 사회경험도 쌓고,

대학 등록금이라도 보태겠다며 스스로 결정한 일이었죠...

경기도 안성에서 금속 재질의 틀을 만드는, 금형공장에서 일한다는데...

아이가 집을 떠나자마자 아내는 잠 못 이루고 뒤척이더군요...

다른 아이들처럼 수험생 생활도 하고..대학생활도 즐기고..

군에 다녀와서 해도 늦지 않은데..벌써부터 사서 고생하는 아들이

맘에 걸리는 거겠죠... 큰 아들 군대에 보낼만 해도 괜찮았는데...

많이 걱정스러운가 봅니다...

 

둘째가 어렸을 때, 경운기 주변에서 놀다가 오른손 엄지가 절단됐었습니다..

겨우 접합수술을 받았지만... 아직도 손톱이 기형으로 자라고 있죠...

그 사고로, 세 살밖에 안된 나이에 전신마취를 했고...

손도 왼손잡이로 바뀌게 된 터라.. 세 남매 중에 가장 아픈 자식이거든요...

지금은 제 직장 때문에 이곳 예산에 살지만.. 지난해까지 익산에서 살았습니다.

그래서 늘 부모와 함께 생활했었던 둘째... 늘 밤늦게까지 게임한다고 혼내고...

공부 안한다고 혼내고...집에 늦게 들어온다고 혼내는 게

저와 아내의 일상이었는데, 집을 예산으로 옮긴 뒤로는

기숙사에서 정해진 규칙대로 생활하는 아이가 안쓰러워

그러질 못했던 것 같습니다 아침 6시에 일어나서 밥먹고 학교가고..

다시 저녁 9시 반이면 점호하고 잠자리에 들어야 했는데...

늘 잔소리하게 하던 편식도 없어지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게 됐다더군요.

 

3시간 남짓 기차타고 한 번씩 예산에 있는 집에 올 땐..

처음에는 기차 타는 게 재밌어 하더니..

나중엔 지루하고 재미없다고 투덜거리던 아들...

이젠 의젓한 모습으로.. 멀리 안성에서 혼자 일해서 돈을 번다고 생각하니

한편으로는 벌써부터 든든해 집니다...

 

그렇게 이른 고생은 잠시.. 내년엔 전문대라도 가야 할텐데..

워낙 공부를 안한 녀석이라 원하는 대학에 가기가 쉽지 않을겁니다...

1차 수시에서 홍성에 있는 한 대학에 합격했는데도..

마음이 변했는지 힘든 길을 자청하네요...

어떻게 될지 걱정스럽지만, 부모로서 믿음을 주면..

자기 앞길은 거뜬히 헤쳐나가리라 생각됩니다.. 부디 지금 그 마음 변치않고,

책임감 있고, 도리를 아는 성인으로 성숙하길 바랍니다...

 

 

사연보내주신 김종철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