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9일 방송분

제가 그녀를 처음 본 건 2000년 가을이었습니다.

초등학교 졸업 후 오랜 세월이 지나 처음으로 참석한 동창회에서

그녀를 만나 호감을 가졌고... 소심했던 전, 쉽게 다가서지 못하고

주위만 맴돌며 안부나 전하는게 고작이었습니다...

그렇게 몇 개월이 지나서야 단둘이 만날 수 있게 됐죠.

용기있게 고백한 제 마음을 그녀가 받아줬고... 드디어 연인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사랑을 키우며 3년째가 되던 어느 날...

여름에 함께 택시를 타고 이동하다 큰 사고를 당했습니다.

그 사고로 저는 어깨뼈가 부서지는 데 그쳤지만...

그녀는 얼굴뼈가 망가지고 턱관절이 손상되어 두 번이나 큰 수술을 받아야 했죠...

큰 트레일러와 택시가 충돌했는데

다행히 사고에 비해서 덜 다친 거라며.. 하늘이 도운 사고였다더군요...

그렇게 힘든 시간을 함께 견뎌냈기에... 오랜기간 함께 할 수 있었고...

잠시 헤어져 지냈음에도 다시 만나 사랑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 같네요.

그렇게 7년을 만나 사랑했고 드디어 결혼했습니다...

긴 연애기간동안 즐겁고 행복한일도 많았지만, 동갑내기 커플인지라

서로 많이 다퉜습니다.  제가 직장생활 하느라 바빠..

결혼준비부터 결혼 이후까지 늘 혼자하게 한 아내에게 미안하더군요.

당직근무로 이틀에 한번은 밤을 보내고 들어왔거든요.

 

지난해 여름이었습니다... 늘 혼자였던 그녀... 신혼 초 외로움에 지쳐

우울증치료를 받기도 했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너무 충격적이었습니다...

몸이 약한 아내가 난소에 혹이 있어 아이 갖는 것도 미루고 있었기에...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었을겁니다...

 

아내가 없었더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저의 20대... 그 시절을 떠올리며

죄책감에 많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 이후론.. 서로에게 좀 더 신경쓰고... 연애할 때 처럼 데이트도 자주 하고 있어요

아이를 갖기위해, 지난 겨울 종양제거 수술도 받았구요...

제 인생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되는 단 한사람... 아내에게 아직 프로포즈조차 못했습니다. 남은 제 인생.. 사랑하는 아내와 평생 함께 할겁니다...

죽는 그 순간도 함께 할 수 있다면... 더 바랄게 없겠네요...

"승희야~ 나와 결혼해줘서 정말 고마워... 앞으로 더욱 더 행복하자 ~ "

 

 

사연보내주신 김선광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