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자식?

일년전 이맘때 일 입니다
팔순이 넘으신 저희 부모님은 전남 영광에 사시는데
각지에 뿔뿔이 흩어진 7남매가 아버지 생신을 맞아 바람도 쐬드릴겸 경치좋은 변산에 모였습니다.그런데
평소 맑고 정정 하시던 아버지께서 그날은 너무나 이상한 행동을 하시는거에요
반쯤풀린 눈으로 머~엉하게 뭘 바라보시기도하고, 자꾸 엉뚱한 말씀을 하시다가,급기야 옷에 실수까지 하시는겁니다
너무나 놀란 자식들은 무슨일 있었던거냐??
엄마께 감추지 말고 말씀해주시길 바랬고 급기야~
"느그 아부지 멍청이 돼부렀어야"!!하시는겁니다
엄마 말씀인즉
한보름전 쯤
논을 둘러보러 나가셨던 아버지가 울퉁불퉁한 길에서 언덕 아래로 구르셨답니다 동네 아저씨가 봤고 병원으로 모시려하자 괞찮다며 자식들에게 말하지 말아달라고" 하시고 머리만 조금 아프니 엄마께 읍내 약국에서 간단히 약만 지어 오라고 하셨답니다.
그리고 머리아픈건 나았는데 사람이 멍해져버렸다고""....
아무래도 뇌를 다친것 같아 보였습니다 정말기가 막히고 눈물밖에 안 나오더군요
자식눈엔 티 하나만 들어가도 어쩔줄 몰라 하시던 양반이...
당신은 얼마나 머리가 아프고 고통스러우셨을까???...
큰 오빠가 내년에 환갑인데, 작년까지 농사를 지어서 칠 남매에게 쌀이며 양념까지 다 부쳐 주셧던 부모님,
일 그만하고 자식들과 함께 편히 사시자 해도 고집 부리며 두분이 그렇게 시골에 사십니다
오빠들이 일단 부모님을 서울로 모시고 가기로 했습니다
아무래도 큰 병원 가서 여러가지 검사를 해봐야 될것 같아서.
부모님은 자식들 불편하게 하기 싫다며 안 가시겠답니다
치료만 끝나면 모셔다 드리겠다해도 필요없다" 정이나 그러면 영광에도 종합병원 있으니 두분이 가시겠답니다
정말 답답하고 난감했습니다 그렇다고
객지에서 직장 생활하고 시간을  빠듯이 사는 오빠나 올케들이 당장 내려 올수도없고
회의 끝에 그나마 그중 가까운 전주에 사는 제가 내려가 영광에 있는 종합병원을 모시고 갔습니다
세상에~~~!!
예상대로 아버지는두개골이 두군데나 금이가있었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 할아버지는 참 운이 좋으신 분이라며" 넘어졌을 당시에 병원에 왔으면 당연 입원을 해야 했을텐데"
당시 약간의 출혈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피가 소멸 됐으니 집에 가셔서 약드시면서 조심만 하시면
좋아질거랍니다 
모셔다 드리고 돌아오는 내내 울면서 왔습니다
당신들은 안에 살까지 다내어주시고 이젠 뼈만 앙상하게 남아 힘드셔도 자식에게 짐이될까봐
아픈것까지도 감추시는 답답한 양반들!! 늙어서 힘없을때 기대려고도 키우는게 자식아닌가요?
부모님의 삶이 저런 모습일 수 밖에 없는것이 너무나 속상하고 가슴아파서.....
누구를 원망할것도 아닌데 괜히 오빠들도 서운하고 내 자신 한테도 화가나고 우울하고 한동안 그랬습니다
저희 오빠들 또한 그랬을겁니다
명절때 아무리 차가 막혀도 부모님이 보고싶어 하신다며 그먼길 마다않고 달려오는 오빠들,
부부 싸움해서 오빠가 미워도 우리 올케들 시부모님 봐서 참는다 할 정도로 부모님께 다들 잘하지만,
막상 부모가 급히 병원 갈일이라도 생기면 마음이 없어서가 아니라 워낙 멀리살고 그래서
어느 자식하나 선뜻 나설수 없는 현실이 원망스러웠습니다....
다행히 아버지는 빠른 속도로 좋아지셨고 올부턴 농사도 남에게 다내 주셨습니다
그리고
지난주엔 칠남매와 시집간 손녀사위까지 모두
화순에 있는 콘도에 모여 아버지의 생신을 축하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두분은 자식들과 함께 이런좋은 곳에서 호강하신다며 너무나 행복해 하셨고 ,
생각만해도 가슴찡한 내 부모님!!  그 모습을 몇년이나 더 뵐수있을까요??? 
요즘 부쩍 전화를 자주 하시는 아버지께 오늘은 제가 먼저 전화 드려야겠습니다.
 (정민경입니다 2년전퀴즈참여해2등했구요 모닝쇼는저희가족이랑오랜친구랍니다)
   010~7141~4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