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7일 방송분

제겐 엄마가 두 분입니다. 낳아주신 엄마... 그리고 또 한사람...

15년간 제 뒷바라지 해준 큰 언니죠... 친정엄마가 이 방송을 듣는다면,

서운해 하실지 모르겠지만... 곧 제 마음을 이해해주리라 믿고, 제 2의 엄마..

큰언니에게 고마운 마음 전하고자 사연을 씁니다

 

주민수가 180여명인 충남 당진의 작은 섬에서 태어났습니다.

교육시설이라고는 초등학교 분교 하나만 있어,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어린 나이에 부모님과 이별해 가까운 도시로 유학을 가야했죠.

보통 친척집에서 생활하거나, 여의치 않으면 어린 형제들끼리 모여 함께 생활했습니다. 저희 집 역시 다섯 남매가 함께 모여 자취생활을 시작했고,

그렇게 부모님과 떨어져 생활하는, 형제들을 돌봐야 했던 건 우리의 왕초 큰언니였습니다... 중학생이면 나이가 열 넷...

요즘 그만한 아이들 설거지나 겨우 할 나인데

10여년을 날마다 새벽에 일어나 도시락을 예닐곱개씩 싸줬죠.

집안청소... 빨래를 모두 도맡아 했습니다... 단지 맏이라는 이유로...

오로지 형제들을 위해 큰언니가 희생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런 언니의 고생이 있었기에, 다섯 형제 모두 학업을 마칠수 있었고 ...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 것 같네요.

저 역시, 당연하다고 여겼던 언니의 보살핌을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며 여러 난관을 거치다보니

언니의 고생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새삼 깨닫게 되더군요...

 

그런데 이렇게 착한 언니는 요즘 힘든 시절을 겪고 있습니다.

13년전, 신혼의 단꿈에 젖어 있던 언니와 형부..

형부가 퇴근길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해, 장기간 입원해 치료받아야 했습니다.

처음엔 두 식구다보니 어렵지 않았지만, 아이들이 둘이나 태어났고

거동이 불편해진 형부의 벌이가 넉넉지 않으니 이젠 언니가 가장노릇을 하게 됐죠.

아침일찍 출근해 12시간 이상씩 근무를 하고, 집에 와서는 아이들을 돌봐야 합니다

교육비 부담이 만만찮고 형편이 여의치 않아

아이들에게 남들 하는 사교육 한번 시켜주지 못하는 게 한이라고 하더군요.

저 역시 살림이 빠듯한지라, 그 짐을 나누어 지지 못해 늘 미안합니다.

다른 형제들도 제 맘과 같을테죠.

 

맘껏 웃을 여유조차 없을 언니가.. 커가는 아이들을 보며

하루하루 힘을 냈으면 좋겠습니다. 더 어려웠던 지난시절을 떠올리며...

그리고 행복할 미래를 떠올리며 마음껏 웃을 수 있길 간절히 바래봅니다

 

사연주신 방서영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