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1남 5녀 육남매에게는 부모님이 안 계십니다.
아빠는 2002년 간질환으로..엄마는 2007년 교통사고로 저희 곁을 영영 떠나고 마셨죠..
그 때 막내인 남동생 나이가 초등학교 5학년, 중학교 3학년 때였어요..
갑작스럽게 저희 뿐인 세상을 살게 된 저희는 정말 앞이 막막했어요.
아빠에 이어 엄마까지 어이없는 교통사고로 잃은 저와 언니는 당장 동생들 학교문제부터 해결해야했지요..
그렇게 해서 여수에 사는 언니가 막내 둘을 데리고,, 전주에 사는 제가 바로 밑에 동생 둘을 데리고 살게 되었답니다.
언니는 시댁에서 시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었는데도 동생들을 데리고 가 정말 엄마처럼...막둥이들을 챙기고 보살피게 되었죠...
부모님 안계신 티 날까봐 옷도 자주 사서 깨끗하게 빨아서 입히고 철마나 홍삼,보약 먹이고 학교에 부모님 대신 나가 상담을 하고 ,,지난 몇 년 간 언니는 마음고생, 몸고생을 엄청 했지요//
얼마 전 엄마 기일에 다 모인 우리 육남매..
언니가 저를 부르더군요..
얼마 전 결혼을 해서 입덧 중인 저에게 봉투를 주면서 먹고 싶은 거 사먹으라고 하더라구요..
추석보너스를 받았는데 쓸 데가 없다면서 매번 왜 주느냐고 민망해햐는 저를 달래면서요...
딸린 식구가 몇인데 돈 쓸 일이 왜 없겠냐고 했더니 그래도 엄마랑 아빠가 살아계셨으면 너 애기 가졌는데 맛있는 거 사먹으라고 이만큼도 안해주셨겠냐고..고구마를 캐 팔아서라도 분명히 해주셨을거라고//
엄마가 안 계시니까 내가 챙기는 거라고...
친정없는 서러움 가질 필요없다고 하는 언니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했어요..
우린 형제가 많으니까 나중에 다 시집가고 장가가고 하면 다른 어느 집보다 오손도손 행복하게 살거라면서 힘 내자고 했어요...
언제나 엄마,아빠 몫까지 해주려 애쓰는 우리 언니..
한없이 착하고 여린 우리 언니...이제 겨우 30살 밖에 안 된 언니가 감당하기엔 너무 힘든 시련이라는 생각이 들지만..한편으론 내가 만약 맏이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전 아마 언니처럼 못해냈을 것 같아요..
우리 언니가 우리 동생들의 언니이고 누나라서 저흰 정말 다행이에요..
하늘에 계신 엄마,,아빠도 맏딸을 믿고 저희를 지켜봐주시리라 생각하구요...
언니 존경하고 동생들 챙기고 아끼면서 정말정말 열심히 살겁니다....
박미옥(010-2801-80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