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1일 방송분

 

우연히 달력을 보니... 제64주년 경찰의 날이더군요...

경찰생활 21년.. 밤낮으로 고생하는 남편이 떠오르네요.

지난주 금요일 밤...

자율학습이 끝나면 피곤한 몸을 이끌고 돌아올,

예비수험생 큰아들을 기다리며 소파에서 TV를 보고 있었습니다.

깜빡 졸았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제가 피로에 지쳐있던 탓인지,

아들이 돌아왔는지도 모르고... 다음날 아침까지 깊은 잠에 빠져버렸죠.

그러다보니, 남편이 밤새 야간근무를 하고 돌아왔을 시간인

7시 반까지... 아이들 학교보낼 생각도 않고 늦잠을 자버린겁니다.

소파에서 잔뜩 웅크린 채로 말이죠.

 

인기척에 화들짝 놀라 깨어보니, 덩달아 늦잠을 잔 아들은

눈꼽만 겨우 떼곤 허둥지둥 교복을 챙겨입고 있었고...

밤샘근무로 힘들었을 남편은,

차 열쇠를 챙기며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줄 채비를 하더라구요.

하필이면 거센 바람과 비가 쏟아지고 있었구요...

 

남편은 전북대 주변에서 근무를 하기 때문에,

금요일이 가장 바쁘고 정신없는 밤입니다...

근무중 안부전화를 걸라치면, 유난히 바쁜 목소리였고...

역시나 정신없다던 남편이었는데... 잔뜩 충혈된 눈과 짙게 패인듯한 주름이

피곤함의 정도를 알려주더군요.

미안한 마음에, 아이가 학교에 늦었으니 제가 데려다 주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날씨가 이러니.. 직접 다녀오겠다며 아들을 재촉하더군요...

현관문을 나서는 남편의 뒷모습이 어찌나 안쓰럽던지.

다른 가정들도 물론, 자식들에게 부모노릇 하랴... 직장생활하랴 정신 없겠지만.

교대근무로 생활 패턴까지 일정하지 않은 경찰공무원들은

조금 더 힘든 생활을 하고 있답니다.

 

남편에게는 평소보다 길었을 지난 밤.. 저는 편하게 잠들어 있었다는게

미안하고... 그런 남편이 일일이 신경써야 할 정도로 아이들

세심하게 챙겨주지 못해서 마음이 쓰이네요.

오늘 밤에도 야간근무를 서고... 다음날이면 빨간 토끼눈이 되어 들어오겠죠.

지금 이 시각에도 남편을 포함한 대한민국 모든 경찰분들이

시민의 안전을 위해 근무중이실 겁니다... 수고하신다고.. 힘내라고 응원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