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2일 방송분

24년 전 ... 암으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신 아버지... 때문에

어머닌 홀로 저와 여동생을 키워야 했습니다.

세 살 이던 저와.. 돌도 안 된 갓난아기였던 동생

어린아이들 둘, 돌보는 것만으로도 힘들었을텐데, 돈 벌이까지 해야했으니...

귀여운 자식들 재롱 한 번 보지 못한 채, 병상에서 생을 마감하신 아빠...

그런 아빠를 원망할 틈도 없이 세상과 외로운 싸움을 시작하셨습니다.

제가 성인이 된 다음에서야 할아버지께 전해 들었지만,

할아버지를 비롯한 친척 어르신들께서, 아이들은 키울 형편이 못되니...

고아원에 맡기고 새 출발 하라는 충고를 많이 하셨다더군요...

하지만 굴하지 않으셨고, 어떻게든 세 식구 생계를 책임져야 했기에,

외가댁으로... 이모들 댁으로..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저와 동생을 맡기고는

새벽 다섯 시, 병원 식당 조리사 일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뒤돌아서면 눈에 밟히는 자식들을 안아볼 새도 없이 그렇게 밤 11시까지 일을 하셨다더군요.

덕분에 일찍 철이 들어버렸던 저는... 행여 자식들이 깰까봐 숨죽이고 들어와,

불도 켜지 않고 몸만 뉘였다 가시는 어머니를 보며 많은 밤을 눈물로 보냈습니다.

여자 혼자 감당해야 했던... 그 혹독한 시련들을 다 헤아릴 순 없지만,

지난 날 겪었던 짐이 얼마나 무거웠을지... 가슴이 아픕니다.

그런 어머니를 바라보며 어느덧 저와 동생은 성인이 됐습니다...

며칠 전, 동생이 제 인생에서 가장 기쁜 소식을 전하더군요.

그렇게 원하던 의학전문대학원에 당당히 합격을 한 겁니다..

제 입사 합격보다도 더 가슴 찡~ 하고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어려운 시절을 다 이겨내고, 지금은 어머니도 야간대학을 다니며

못 이룬 꿈을 하나 둘 이뤄가고 계십니다...

검정고시를 거쳐 야간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하셨고,

낮으로는 대학교 기숙사 식당에서 일하며, 바쁘게 인생을 즐기시죠...

지나온 시간은 비록 힘들고 어두웠지만

어머니의 그 큰 희생이 준 가르침 덕분에 누구보다 더 강해져있습니다.

비록 표현은 서투르지만, 그 고마움 잊지 않고 영원히 어머니를 존경하겠습니다...

감사하고... 또 사랑합니다.

 

사연주신 이승준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