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6일 방송분

모두가 행복하다는 명절... 하지만 제겐 너무 가혹한 시간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짧다고 아쉬워했겠지만,

전 하루하루가 빨리 지나가길 바라며 시간을 보냈죠...

지난 3월... 이혼하고 처음 맞이하는 명절이었거든요.

명절이 오기 전까진 무척 두려웠고...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스러웠습니다.

이혼하고, 혼자 찾아가는 친정집이 너무 멀게 느껴져

친정엄마께도... 이번 명절은 바빠서 못가겠다고만 전화드렸고,

제가 가면 괜히 집안 분위기만 애매할 것 같아서 혼자 보내기로 했죠..

그런데 예측하지 못한 깜짝 선물이 도착했더군요...

동서가 홀로 명절을 보낼 저를 위해, 사과와 배.. 다양한 전을 푸짐하게 싸 들고 찾아와 준 겁니다.

얼마나 반갑고, 고맙던지...

제가 끓여주는 된장찌개가 먹고 싶어서 왔다더라구요..

제 손길을 재촉하는 동서의 진심이 고스란히 느껴졌고,,,

친정에 가기도 빠듯한데,, 그 시간을 쪼개 찾아와, 애쓰는 모습에 눈물이 맺혔죠..

덕분에 외롭고 쓸쓸할 뻔 했던 명절이 동서덕에 조금 나아졌습니다.

사실... 동서와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남이잖아요..

그런데도, 같은 집에 시집와 인연을 맺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늘 저를 따르고,,

이젠 이혼까지 했으니 등 돌리고 살만도 한데도 가끔씩 찾아와

제 우울한 기분을 달래주는 따뜻한 동서..

사소한 것 하나하나도 너무나 다른 남편과 이혼하고, 죄인취급 받아야 하는 게 너무 억울했지만

친 동생처럼 따르고 챙겨주는 동서가 있어 가끔이지만 행복했답니다.

결혼을 한지 4년만에 한 이혼...

처음엔 ... 동서가 찾아올 때마다 혹시 재결합의사를 묻고 싶어 온건 아닌가.. 싶어

경계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진심으로 절 걱정하고 위하는 마음이 느껴졌고

저도 곧 제 진심을 털어놓고, 의지하기 시작했죠.

이젠 동서가 아닌 친구로 다가와 고마운 마음뿐입니다..

이런 제 마음을 표현하지 못해.. 늘 마음에 걸렸었는데,,

오늘을 빌어 전하고 싶네요... 동서.. 아니 이제는 그냥 동생이죠..

“ 동생... 이렇게 챙겨주고 마음 써 줘서 너무 고마워...

그리고 늘 행복한 가정 안에서 살아갈 수 있길 바랄게.... ”

 

 

사연주신 박현주( 가명) 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