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나이 쉰 둘.. 가을 향기가 느껴지니,
매년 그랬듯 또 우울증이 찾아오네요... 여자인데도 가을을 타나봅니다.
음식을 해도, 제가 입맛을 잃으니 가족들도 맛이 없는지 식욕이 없어보이고,
만사가 귀찮아져 집안일에 소홀해지니,,, 구석구석 엉망이죠...
게다가 깊은 잠을 잘 수도... 마음껏 즐거워하지도 못하는 무감각한 존재가 되어버립니다.
다들 유난스럽다고 하지만,,, 그래도 제 남편 만큼은 지치지 않고 절 달래줍니다.
마누라 친구들에게 직접 전화해 함께 바람도 쐬러 가게 해 주고,
마음껏 수다 떨 수 있도록 자리도 마련해주고... 정말 많은 노력을 하죠..
결혼 후 아이들 낳아 키우랴,,, 남편 뒷바라지 하느라 바빠,
'나' 라는 존재를 잊은 채 살았거든요.
그 공을 인정해 주겠다며 상습적으로 들이닥치는 우울증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남편입니다..
그렇게 성격이 예민해서인지, 갱년기도 일찍 찾아왔나봐요.
가끔씩 딴 생각에 빠져, 냄비를 태우기도 하고,
이미 끝난 빨래를, 다시 하고 있는 제 모습...
그럴 때마다 전 스스로를 자책하지만. 남편만큼은 웃는 모습으로 다독여주네요...
짜증내지 않고,,, 귀찮아하지 않고,,, 늘 위로해주는 자상한 남편..
그런 남편을 생각해서라도 제가 얼른 기운차려
일상으로 돌아와야 할텐데,,, 마음처럼 쉬이 되질 않네요.
결혼 전 보다... 신혼 때보다 더욱 사랑받는 다는 느낌에 요즘은 마음이 풍요롭습니다.
떨어져 지내는 아이들도 이맘 때 쯤이면... 유독 신경이 쓰이는지.. 매일매일 전화를 합니다..
그런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애써 웃어봅니다.
나를 믿고,,, 사랑하고,,, 배려해주는 이들이 많다는 걸 깨달았으니
저도 그 믿음과 사랑을 되갚아줘야 할 것 같네요..
늘 곁에서 힘이 되어주는 남편에게... 정말 고맙고 사랑한다는말...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처럼 우울증을 앓고 있는 갱년기 여성들이 있다면,
곁에 있는 가족들을 생각하세요... 그들에게 여러분은 모두 소중한 사람입니다...
그들을 위해서라도 활짝 웃으면서 이 가을을 보내세요~~
사연주신 문금순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