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2일 방송분

가족모두에게 즐거운 추억이 하나 생겼습니다..

살고 있는 아파트는 약 300여 세대라 매년 날을 정해서 온 주민들이 모여

장기자랑도 하고 음식을 나눠먹으며 화합을 다지곤 하죠..

작년엔 그냥 무심히 지나쳤는데, 올핸 웬지 '한마당 축제 장기자랑' 현수막이 눈에 확 들어오더군요.

마침 축제가 열리는 날은 남편 생일이고,,,

좋은 추억거리가 생기겠다 싶어 덜컥 장기자랑에 출연하겠다고 접수해버렸습니다.

지난 명절에 아이들의 춤솜씨는 확인했고,

저와 남편만 연습하면 온 식구가 무대에서 멋진 작품을 만들수 있겠더라구요...

그 날 저녁... 온 식구가 모인 저녁식탁에서 선포했습니다..

이번 아파트 입주민 장기자랑에 온 식구가 출연하게 됐다구요...

남편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고, 아이들은 춤을 전수 할 생각도 없어 보이구요.

그래도 혼자 어떻게든 해보려고 인터넷을 뒤져 동영상을 찾아봤지만, 헛수고 였고,

할수없이 며칠 지난후, 취소하겠다고 했지만, 신청자가 없는데다,

축제가 며칠남지 않아 힘들다 하더군요.

어쩔 수 없이 춤이 안 되는 우리 부부는 빠지기로 하고

딸 둘과, 아들에게 "니들이라도 나가달라"고 사정했습니다.

고 3인 큰 딸은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데다,, 야간자율학습 때문에 싫다고 하고,,

6학년인 막내딸도 부끄럽다고 질색을 하더군요.

유일하게 중 3인 아들 녀석만... 할까 말까 고민하던 상태..

아빠 생일 선물로 그것도 못하냐며 화를 내보기도,

무대에 서기만 하면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서 근사하게 외식을 약속하기도 했지만

두 딸은 꿈쩍도 안하고, 엄마가 딱 해보였는지 아들이 혼자라도 나가주겠다고 하더군요..

드디어 행사 당일, 퇴근하고 돌아와 보니 학원도 가지 않고,

제가 입던 끈 달린 원피스를 갖춰입고 춤 연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상상이 되시나요? 키 175,

80킬로그램에 육박하는 까까머리 중학생이 쫄바지까지 입고 춤을 추는 모습...

이윽고 축제는 시작됐고, 아들 차례가 됐습니다. 음악은 원더걸스의 '노바디'!

푸짐한 몸매로 손짓 발짓 동원해서 열심히 춤을 추니 모두가 환호했습니다.

단 3분의 공연으로 온 아파트 주민들의 귀염둥이가 됐죠.

결국 인기상의 주인공이 됐고, 전 너무나 고맙고 행복했습니다.

연말에... 전주로 이사를 갑니다. 떠나기 전... 좋은 추억을 남겨 너무 기분이 좋네요...

 

사연주신 김영미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