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효자동에서 이성은씨
고민 끝에 지난해 딸을 낳았습니다.
제 나이 마흔에, 큰 아들과는 열 다섯 살 터울... 늦둥이 딸이죠...
아들만 둘인게 왠지 허전하기도 했고,,,
딸은 꼭 하나 있어야 한다는 시어머님의 응원에 힘입어 갖게된 딸...
그런데 이 늦둥이 딸을 키우는 건 제가 아닌 시어머니 몫이었습니다.
저와 남편이 맞벌이를 하고 있어 시어머니가 봐주기로 하셨거든요..
맞벌이하는 아들 ,며느리 안쓰럽다며, 아버님과는 주말부부로 지내며
평일엔 저희 집에 와서 함께 지내며 아이들을 돌봐주신답니다...
덕분에 마음 편히 직장일 할 수 있지만
칠순 다 된 연세에도 손주들 뒤치다꺼리 하느라 바쁜 어머님께 많이 죄송합니다...
오로지 손주사랑 하나만을 이유로 아이 셋 모두 키워주시고,
어느새 많이 굽어버린 허리로 집안일까지 도와주시는데다,
주말에는 시골집에서 주중에 못 다한 농사까지.. 아직도 열혈청춘 어머님입니다.
주중에 어머님을 저희에게 양보하시는 아버님도
시골에서 농사 하시면서, 식사는 제대로 해 드시는지 걱정입니다.
아버님께도 늘 죄송하고 감사하네요.
얼마 전부터 허리가 아프시다며 아침, 저녁으로 한 주먹씩이나 되는 약을 드시는 어머님을 보고
할수없이 막내를 어린이집에 맡겼습니다. 그런데 어찌나 울어대던지...
어린이집에서도 당황스러워 하더라구요. 결국 집으로 데려왔죠...
이튿날엔 어머님이 함께 어린이집에서 적응시키려고 애써봐도
좀처럼 떨어지지 않으려는 통에 다시 어머니께서 집에서 돌보기로 했습니다.
작고 귀여운 손녀딸 떼어둘 수 없다며
걱정말고 출근이나 하라며 등 떠미는 어머님...
저도, 어머니도 좀 더 젊었을 때 막내를 낳았더라면
이렇게 죄스럽지는 않았을 껄... 하는 생각입니다.
어머님은 곧 칠순... 딸은 첫돌... 겹경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저희 딸을 사랑해주는 만큼, 아니 그보다 더 어머님께 효도하며 살고 싶어요...
손주 딸 시집보내는 그 날까지 건강하시고
어머님 아버님... 늘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사연주신 이성은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