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1일 방송분

몇 달 전부터 어깨가 자꾸 결려서 신경이 많이 쓰였습니다.

"별거 아니겠지".. 싶다가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미루다 미루다 큰 맘 먹고 병원에 갔죠..

북적거리는 많은 사람들을 보며, 예약자 명단에서 내 이름을 찾아내고

어깨치료를 받았습니다... 치료를 끝내고 처방을 받으려는데,

간호사가 "온 김에 의료보험공단에서 실시하는 건강검진도 받으라"더군요.

무료검진 대상자...라면서 말이죠... 여하튼, 공짜라는 말에 건강검진을 받았죠.

그리고.. 한 켠에 마련된 테이블에서 문진표를 작성하려는데

그 때 눈에 들어온 문구가 있었습니다...

" 생애전환기... 69년생, 44년생.. ."

69년생... 만 40세가 되어 중년으로 접어드는 생애전환기라,

무료검진 대상자였던겁니다...

생애전환기... 이상하게 곱씹을수록 묘한 기분이 들더군요.

검사순서를 기다리면서도... 검사중에도...

자꾸 그 글귀가 생각에 집중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평소 같으면 위내시경을 받으면서 겁이나, 간호사에게 이것 저것 물었을텐데,

아픈지도 모르겠고, 위내시경...

이런 과정이 나에게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담담히 받아들여지더라구요.

내가 "생애전환기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하니 많은 생각이 스쳐지나갔습니다...

" 너도 마흔만 넘으면, 몸이 예전 같지 않을거다 " 라고 했던 언니들...

내가 아프면 아이들은 누가 돌보고... 내 병간호은 누가 해줄지...

너무 혼란스러웠습니다. 항상 제자리에 멈춰있을것같은 내 나이를...

이렇게 병원에서 콕 집어주니, 앞으로의 일들이 걱정되고 지난날이 후회스럽기도 했습니다.

계속 우울해하다 결국 남편에게 털어놨네요...

가만히 듣던 남편이 말하길...

" 지금까지 시어머니도 모시고, 남편 뒷바라지하고 아들 셋 열심히 키워 행복한 가정 이뤄냈잖아...

이보다 대단한 일이 어딨어? 걱정마... 당신 아파도, 10년이고 20년이고 보살펴줄게.."

평소 무뚝뚝하던 남편의 예상치 못한 따뜻한 반응에 그간 걱정이 눈 녹듯 사라지더군요.

다행히 위내시경 검사결과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하니...

지금껏 살림만 하며 ,단조롭게 보내왔던 내 생활에 변화를 가져볼까 합니다.

화려한 중년을 위해서 파이팅 !!

 

사연주신 이영주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