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분

안녕하세요.
벼가 익어가는 이 계절이면 생각나는 분이 계십니다. 뜨거운 가을 햇볕에 벼를 말리고 거둬들이며 힘이 드셔도 쌓아놓은 벼가마니를 보시고 흐뭇해 하시는 그분은 바로 저의 시아버님 이십니다. 친구 오빠와 결혼한 저는 시아버님을 친정아버님처럼 , 아버지께서는 저를 딸처럼 예뻐해 주셨습니다. 유난히 손자들을 예뻐하시고 며느리에게 늘 행복을 주시는 분이셨습니다. 저는 큰 아들 출산일을 잊을 수 없습니다. 첫 손자였기에 아버지께서는 무척 기뻐하셨습니다. 추운 겨울 그해 지독한 감기를 앓고 계셨던 아버지께서는 당신의 힘든 몸은 뒤로한 채 출산 소식을 들으시고 제가 입원하였던 병원으로 달려 오셨습니다. "아버지 많이 편찮으신데 뭐하러 오셨어요 금방 집에 갈텐데요" "아니다 괜찮다 내가 아무리 아파도 지금 힘든 너만 하겠냐? 고생 많았다"라는 아버지의 한마디 말씀, 저의 힘든 모든 것들이 한 순간에 녹아 벼렸습니다. 지금도 힘든일이 생기면 소중한 이 한마디를 기억하곤 합니다. 당신의 아들과 딸들이 질투할 정도로 며느리와 손자들을 너무 아끼셨던 아버지 우리가 사는 모습을 보시면서 흐뭇해 하시고 돌아서서 조용히 행복한 미소를 지으셨던 아버지, 하지만 그런 소중한 아버지는 이제 이세상에 계시지 않습니다. 건강하셨던 아버지께서는 3년전 갑자기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직장의 행사때문에 한달동안 시댁에 가지 못해 손자가 너무 그리우셨는지 돌아가시기전에 큰 손자의 이름을 부르며 너무 모고 싶다고 하셨다는 어머니 말씀을 듣고 저는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세월이 흘러갈수록 이제는 제가 더욱 당신이 그립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자식들을 위해 너무나 힘든 세월을 참고 이겨내신 강인하셨던 분이셨습니다.
친정아버지께서 안계신 저에게 아버지라는 이름을 유일하게 허락하셨던 단 한분 이셨지만 지금은 그분 마저 세상에 계시지 않습니다.기쁨과 행복을 주는 단어 "아버지"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슬픈 단어"아버지"아버지라는 단어는 저에게 너무나 소중한 단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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