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던 지난 8월 20일...
짧디 짧은 고 3 여름방학을 마치고, 딸이 개학을 했습니다.
수능을 앞둔 터라 분주하기도 하고, 또래 친구들을 만날 생각을 해서인지 유난히 들떠있었죠...
아침부터 싱글싱글 웃는 모습이 무척 예뻐 보이더군요.
그렇게 아이를 등교시키고 출근해서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는데,,,
딸 에게 문자메시지가 왔습니다.
오랜만에 등교한 소감을 재잘재잘 엄마한테 보고하는 애교 많은 딸이거든요...
그리고 한 동안 뜸하더니 몇 시간 후... 도착한 문자메시지를 보고 전 눈앞이 깜깜해졌습니다.
"엄마 나 사고났어. 다리가 안 움직여..."
쏟아지는 비를 뚫고 어떻게 병원까지 갔는지...모르겠습니다..
병원에 누워있는 딸을 보자마자 머리가 텅 비어 아무생각도 할 수 없었습니다.
처음 겪는 아이의 사고 소식에 당황했던 모양입니다.
친구와 둘이 도로에 서 있다가 운전자의 잘못으로 다쳤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친구는 다리가 부러져 수술실로 갔다더군요.
제 딸은 불행중 다행으로 다리에 금만 가고 다른 곳은 멀쩡했습니다.
물론 제 아이가 다쳐서 속상하긴 하지만,
함께 있던 다른 아이는 크게 다치고, 제 딸은 덜 다쳤다니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들더라구요
부모 마음 다 똑같은데... 금만 갔다며 애써 웃는 딸을 보면서도 이렇게 속상한데,,,
두 다리가 부러져 수술까지 받아야 하는 딸을 본 부모의 마음은 어떨지...
한창 뛰어놀아야 할 아이들이 한 동안 누워있어야만 한다니...
안쓰러운 마음에 다른 일을 할 수가 없네요...
하지만 큰 사고가 아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제 자신이 부끄럽고, 친구 부모에게 미안하기만 하네요..
사고가 난 지 보름이 지났네요...
아직은 티 없이 착한 애들이라, 한 녀석은 두 다리를 힘겹게 얹고 있어도...
한 녀석은 목발질이 익숙치 않아 낑낑거려도...
한 병실에 함께 있는 게 좋은 지 종일 장난치고 즐거워합니다...
음대를 준비하는 두 딸이라 함께 노래하고 연주하며 시간을 보내네요...
계절이 바뀌는 요즘... 높은 가을 하늘에 마음껏 나가 뛰 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상상하며...
모닝쇼에 사연 전합니다...
두 아이 모두.. 빨리 낳았으면 좋겠네요...
사연 김영자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