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3일 방송분

률군... 전 한 살 많은 남자친구를 항상 이렇게 부릅니다...

몸이 건강하지 못해 힘들게 살아온 내게 희망을 주는 남자친구고

11월이면 제 든든한 남편으로 곁에 설 사람이죠...

우리는 2년 전 사진동호회에서 만났습니다.

산에서 내려오는 길에 부러져 버린 제 손목을 잡고 남자친구가 이리저리 병원을 찾아 다녔고,

그 후로 제 몸 상태를 살피러 온 오빠의 다정함에 가까워졌고, 정이 들어 연인이 됐습니다.

하지만 연인으로 발전할 거라곤 꿈에도 상상못했기에 숨겨두었던 비밀...

그간 말하지 못했던 제 아픔을 털어 놓았습니다.

10년 전, 신장이식수술을 받았고... 신장의 수명이 10년뿐인지라

언제 다시 고장이 날지 몰라 노심초사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때였거든요..

조심스럽게 꺼낸 제 고백에 오빠는 놀라지 않고.. 오히려 곁에 있어주겠다더군요.

저도 어렵게 찾은 제 행복을 놓치기 싫었고,

이기적이라고 손가락질 받을지라도 오빠를 잡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결혼을 결심했고,

예비 시부모님께서도 저의 상황을 말씀 드렸죠. 물론 반대하셨습니다.

맏며느리가 언제 아플지 모르는데다, 신장이 고장나버렸는데

이식이 불가능하면 일주일에 두 세번은 신장투석을 해야 하는 상황..

반갑지 않으실 게 당연했죠.

더군다나 항상 면역제를 먹어야 해서 아이를 갖지 못할 수도 있었거든요...

오빠도 처음에는 고민이 많았을 겁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이렇게 부족한 저를 며느리로 받아주기로 결심해 주셨습니다..

예비 시부모님과 남자친구에게 너무 감사했습니다...

사랑으로 버티고 있는 제 몸이 언제 다시 어떻게 될 지 모르겠지만

그 때까지 정말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제가 상상하는 저희 가족의 미래는 무척 밝고 행복하거든요...

이제 시부모님이 마련해주신 새 보금자리를 꾸미느라 바빠질 것 같네요...

이 행복한 순간들이 영원하길 바라며... 사랑하는 오빠.. 률군에게

그리고 너무나도 감사한 양가 부모님들께도 행복하게 살겠다고 전해주세요.

 

 

사연주신 김희정씨 (가명)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