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이었습니다...
무릎 수술 때문에 입원에 있는 처형을 병문안하고 4살짜리 조카와 아내와 집에 돌아오던 길이었죠.
그런데 형님이 집 근처에 왔으니 조카를 데려가겠다고 연락을 해왔습니다.
그래서 주차장에서 집으로 들어가지 않고,
나무그늘 아래서 시원한 바람을 만끽하며 형님을 기다리고 있었구요...
그런데 한 개인택시가 주차장으로 들어오더니
주차되어 있는 다른 차의 범퍼를 들이받은 겁니다.. 물론 미처 감지를 못했겠죠..
그런데 주춤하더니 자리를 빠져나가는 겁니다.
전 반사적으로 일어나 소리쳤죠..
차를 받았으면 한번 내려서 상대방 차가 어떤지 확인하는 게 도리가 아니냐구요.
그러더니 귀찮다는 듯 확인했다면서 걸레를 들고 받힌 차를 쓱 문지르는 겁니다..
택시기사의 표정은 '네 차도 아니면서 무슨 상관이냐...' 는 듯 했고
저도 불의를 보고 참지 못해 상기되어 있었습니다.
그렇게 언성이 높아져 결국 욕설까지 오가게 됐고,
아내가 중간에서 말리지 않았더라면 큰 싸움이 날 뻔 했습니다.
아내와 조카를 생각해 그 쯤 해두자.. 생각하고 돌아왔는데 화가 가라앉지를 않더군요.
사람 많은 아파트 단지에서 그 소란을 피웠으니 창문 열어 구경하는 사람이며
지나가다 인상 찌푸리며 손가락질 하는 사람이며
제가 잘못해서 상대방에게 욕을 들으며 당하는 모습으로 비춰졌을 것 같았거든요.
그렇게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고 분을 삭히려 애쓰고 있는데,
아내가 방으로 들어와 퉁명스럽게 한마디 하더군요...
"그렇게 사람 많은데서 욕 먹으니 좋더냐"고 말이죠...
"언제부터 정의의 사나이였냐"는 둥.. '그냥 그렇게 가면 안된다'라고
하면 되는 거라...는 둥 저도 그 택시기사와 똑같은 사람이라며 핀잔을 주는 겁니다..
그러더니 혼잣말로 '창피해서 집밖으로 못나가겠네,,, ‘ 라고 하더군요.
제 편을 들어주지 않는 아내가 야속하면서도... 조카 앞이라 창피했습니다.
제가 좀 심했나 싶다가도, 과연 그 상황에서 잘못을 한 건지 많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날 밤 .... 술 한잔으로 달래며 애써 생각하지 않으려 했지만,
아내와 그 때 이후로 서먹해진 것 같아 고민이 많네요...
모닝쇼 가족들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요?
사연주신 김인섭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