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6일 방송분

며칠 전 일이었습니다...

아침부터 퉁퉁 부어오른 아내의 얼굴을 보고선 아무 생각없이 잔소리를 했죠.

"또 뭘 그렇게 먹고 자서 얼굴이 퉁퉁 부었어? 그만 좀 먹어라.. 살쪄 ! "라구요...

사실 짜증이 나더라구요... 결혼할 때는 다이어트다 뭐다 몸매관리 열심히 하더니,

요즘은 긴장이 풀어진거 같고... 몸매가 흐트러지고 있어... 자극을 좀 주고 싶었습니다...

배불뚝이인 제 몸매는 생각도 안하고 말이죠.

그런데 아내가 기다렸다는 듯... 반격을 시작하는 겁니다..

입에 모터를 달았는지,, 어제 새벽에 있었던 일을 쉼 없이 털어놓더라구요.

전날... 제가 회식으로 과음을 좀 했는데

집에 오자마자 밥을 차리라고 했다는 겁니다. 기억은 안 나지만,,,

제 술버릇이 원래 밥을 먹어야 잠자리에 들거든요.

아내가 가장 싫어하는 습관이자, 부부싸움의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밥을 차리라고 난리를 치더니, 결국은 라면이라도 끓여달라고 사정을 하더랍니다.

그것도 새벽 3시에요... 아내는 더 이상 실갱이 하기 싫어 라면을 끓였지만

그 사이 제가 골아 떨어져 아무리 흔들어 깨워도 꼼짝도 안 했다는 거죠...

코까지 골며 거실에 누워있으니, 얼마나 미웠을까요...?

그래서 아내는 홧김에 그 라면을 다 먹었답니다. 그러니.. 퉁퉁 부은 얼굴이 될 수 밖에요..

그래도 지금은 양호합니다..

신혼 때는 밥을 차려달라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닌...꼭 아내에게 함께 밥을 먹자고 했습니다...

생각하면 ..이제 혼자도 먹을 수 있다는 게 ... 큰 발전 아닙니까?

덕분에 제가 좋아하던 아내의 날씬한 S라인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게 됐지만요..

그래도 저는 저를 위해 밥을 차려주는 아내를 사랑합니다...

이 피곤한 술버릇 고치기는 쉽지 않을테니...

아내와 저의 건강을 위해서... 그리고 부부싸움 없는 행복한 가정을 위해서

앞으론 술 마시고.. 밖에서 밥을 먹고 들어와야 할까요?

여보! 귀찮게 해서 너무 미안해... 앞으로는 안 그러도록 노력할게... 사랑해 ~

 

사연주신 이재구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