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로 오랜 시간 고생을 한 남편... 지난해부터는 합병증으로 부쩍 힘들어했습니다.
그런데 고맙게도 막내 사위가 주말마다 장인어른 모시고
미륵산으로, 모악산으로 등산을 다니며 건강을 되찾아주려고 무던히도 노력했죠...
딸만 셋인지라 그 동안 목욕탕 함께 갈 든든한 친구가 없었는데
등산을 다녀와서 사우나도 함께 즐기고,
아들처럼... 친구처럼... 정말 온몸으로 정성을 다하는 겁니다...
결혼하고 나서 회사에 일이 많아져 아무것도 해 드린 게 없다며..
그렇게라도 손잡아 드리지 않으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다더라구요...
아무리 그래도 마음만 앞서지,,,
아들도 아닌 사위가... 게다가 2년밖에 안 됐는데, 장인을 보살피기가 어디 그렇게 쉬운 일인가요?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알기에 더욱 고마웠습니다...
그러다... 석 달 전부터는 거동조차 힘들어져 함께 등산을 할 수 없어지자
시간나면 들러 말동무가 되어주는 사위....
너무 든든하고, 노력하는 그 모습이 옆에서 보는 제가 다 안쓰러울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지극한 효심을 보이니,
다른 사위들도 뭔가 깨달았는지 집을 왕래하는 횟수도 잦아졌고,
손주들도 할아버지 어깨를 주물러 드린다며 고사리같은 손으로 애쓰는 모습에서
진정한 가정이 뭔지... 행복이 뭔지... 몸소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지켜본 남편의 인생에서 최근 몇 달이 가장 행복해보였을 만큼
진심으로 대해 준 막내사위 정서방...
덕분에 지난달 남편이 가장 편안한 모습으로...
그리고 정말 행복한 표정으로... 72년 인생을 마감했습니다.
늘 북적대주고 진심으로 대해준 정서방 덕분에...
우리 가족 모두가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깨닫게 된 것 같네요...
이젠 혼자 남은 제가 마음이 쓰였는지
주말마다 찾아와 함께 드라마도 봐주고, 청소도 해 준답니다.
아들만큼이나 든든한 정서방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네요...
사연주신 이영미 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