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아침 출근길에 가슴이 울컥했습니다
여느때처럼 정신없이 아침 상을 차리고 출근하려는데
남편이 무언가를 열심히 빨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어머니 속옷과 수건 그리고 바지, 그옆엔 어머니가 깔고 주무시는 패드...
알고보니 어제저녁 좀 과식을 하셨나 설사를 하신것이었습니다
그때문에 어머닌 자식들에게 미안해 혼자서 해보려다 일이 더 커졌고
남편은 그걸 제게 말하지 않고 혼자 처리하려했고...
그걸 보며 좀 서운하기도 했지요...시집온날부터 내가 부모님과 살아온날이 26년짼데...
하면서도 남편의 맘도 이해가....
어머니를 씻기고 분을 발라주고,기저귀를 채워드리는 일에 이젠 요령이 생겨
어머니께선 그 누구도 마다 하시고 오로지 당신 막둥이 아들만 원하십니다
자식이라고 다 자식이겠습니까...
대소변을 자식에게 다 맡겨버리는 어머니 또한 편했겠습니까
그러나 앞뒤 다접고 오로지 여자이기에 앞서 어머니라는거...
남자이기에 앞서 자식이라는거 그거 하나만 생각하며 당신의 몸을 맡기고
남편 또한 어머니의 병간호를 할수가 있다고...
어머니 올해로 88세
아버님 90세
작년 6월 어머니께선 만성 신부전증로 이틀에 한번 4시간씩 투석을 하십니다
말이 그렇지 젊은 사람들도 4시간씩 누워서 투석 하시려면 힘이 들건만
곱고 이쁘고 속이 깊은 어머니 행여 당신 아들 걱정 할까봐 힘든 내색 조차 안하신다며
인공 신장실 간호사들이 말하십니다
남편의 효심은 익히 간호사들 사이에서 소문이 나 있습니다
병원에서 퇴원해 처음엔 대소변을 받아내다가 점차 호전돼 겨우 화장실 다닐정도 호전 됐습니다
물론 투석은 돌아가시는 그날까지....
3개월전 어머니께서 투석하시는 대학병원이 가까운 곳으로 이사했습니다
주택에 사시다가 답답해 하실까봐 좀 큰평수로 이사를 했죠
어머니께선 아프시고 난 다음에 성격이 바뀌셨습니다
투석 환자들은 속이 항상 허하답니다
그래서 자꾸만 먹을걸 찾게 되고 속이 메스껍다며 얼큰하고 개운한것만 찾으십니다
또한가지 어찌나 고기를 좋아 하시게 됐는지  ^^
드시고 시픈거 왠만하면 다해드리는데두 어찌그리 식탐이 한도 끝도 없으신지...
그러나 건강상 어느정도 제재를 두어야 하는 우리 자식들도 어머니께 미안해 곤욕입니다
생이 머지 않은 두분을 보면서 부모님이 돌아 가시고 나서 허탈해할 우리 남편을 생각하니....
저또한 그분들이 가셨을때 느끼는 부모의 그늘을 어찌 견딜지.....
어머니,아버지 당신의 막둥이 아들이 당신들에게 후회없이 사는 날까지만 살아 주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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