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 웬수라는 말... 남편 때문에 실감을 합니다...
남편은 익산에서 자동차 정비업을 하는데요...
일이 끝나면 직원들과 한 달 30일도 모자라 33일 술을 마신답다.
얼마 전 ... "오늘만큼은 절대... 술을 마시지 않고 오겠다"던 남편...
역시나 술을 머리끝까지 마시고, 흥얼흥얼 콧노래를 부르며 들어오는 겁니다.
다행히 샤워는 하고 침대 위에 눕더군요... 그리고는 금세 잠이 들었죠..
덥다며 옷을 다 벗고, 맨 몸으로 잠을 청하는 남편...
그래도 감기 걸리는 건 싫은지 배는 덮어야 한다고...
이불이 아닌... 붉은색 속옷! 하나를 배 위에 올려놓고 자더군요...
어이없어,,, 바라보다 저도... 그냥 옆에서 잠이 들었습니다.
더위서였을까요? 새벽녘.. 잠깐 잠이 깼는데... 대자로 뻗어 자는 남편이 보였죠..
전 얄미운 마음에 발로 차 몸을 옆으로 돌려버렸습니다..
그런데, 남편 몸이 돌아가는 순간...
엉덩이에서 시커먼 무언가가 툭! 하고 떨어지는 게 아니겠어요...?
전 순간 ‘이제 별 짓을 다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아시겠죠?
한참을 멍하니 그 정체 모를 덩어리를 바라보다 궁금한 마음에 옷걸이로 살짝 찔러 보았죠...
냄새가 날까 ... 숨도 쉬지 않은 채... 찌르는 순간... 그 덩어리의 실체가 드러났네요...
그건 다름 아닌 배에 덮어 놓았던 붉은색 속옷!
잠결에 뒤척이다 속옷이 돌돌 말렸고, 그게 엉덩이에 붙어 있다가 몸을 움직이니 뚝 떨어진거죠.
전 어두운 방안에서 혼자 한바탕 웃었습니다. 남편은 영문도 모른 채 잘 자더군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전 심각한 얼굴로 술 좀 적당히 하라고...
오늘 새벽에 당신이 무슨 일을 했는지 아냐고...
다름 아닌 응가를, 그것도 침대 위에서 봤다고 얘기해줬죠...
그러자.... 아무 말고 못하더라구요..
한참 약을 올리고 나서 사실을 밝혔는데요...남편도 저도 한참을 웃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제가 상상한 그게 아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하며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 여보... 술 좀 적당히 마시고... 더운 날씨에 일하느라 고생이 많지? 힘내고... 사랑해...”
사연 주신 백정혜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