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숙모의 사랑

태연이가 태어난지도 벌써 1년이 되었습니다. 세상에 처음 나와 본 얼굴이 저였지 않나 싶습니다. 태변을 먹고 태어나서 엄마. 아빠를 걱정 시켰던 아이 트레이드 마크가 곱슬머리인 아이 그냥 곱슬머리가 아니라 꾸준표식 곱슬머리 드라마 덕에 머리가 더 인기였던 아이 언제나 김말이를 세줄씩 올리고 다니는 귀염둥이. 사람들은 외승모가 미용실을 하니까 파마를 해줬냐고 묻지만 어디까지나 자연산 입니다. 마흔의 늦은 나이에 외아들 한테 시집가서 이듬해 낳은 아이 같이 사시던 시아버님께서 갑자기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시고 모두가 슬픔에 나날을 보낼때 우리 곁에 온 아이 우린 이 아니 덕에 슬픔도 공허함도 그나마 조금은 달랠수 있었습니다. 처음엔 어머님께서 아니를 키우는 것이 걱정도 됐습니다. 허리 디스크 수술을 하셨기에 아이를 업지도 안고 돌아다니시지도 못한터라 우려를 했지만 아이가 그걸 아는지 할머니만은 귀찮게 하질 않습니다. 어머님께서는 이아이 덕에 우울증에 걸리지 않고 사셨다고 하십니다. 매일 아버님 생각에 눈물 짖곤 하셨답니다. 그런데 아니가 태어나면서 조금씩 예전의 모습을 되찾고 계십니다. 그덕에 언제나 목욕시키는 일이 저의 몫이 되었습니다.저녁이 되면 시장보는 시간도 아까워 발길이 집으로 향합니다. 왜냐면 아이가 내 퇴근 시간이 되면 칭얼대고 보체서 어머님께서는 꾸부정한 허리로 조금 업고 달랜다고 하십니다. 집에 들어가면 이 외승모는 봉이 됩니다. 안아라 업어라 밖으로 나가자 등등....... 옷 갈아 입을 시간도 주지 않고 잠시도 절 가만 두질 않습니다. 그런 사랑스러움에 어찌 거절이란 있을수 있겠습니까. 정작 우리 아이들은 내가 이렇게 애뜻하게 키우질 못했는데....... 그래서 세상은 돌고 도나 봅니다. 예전에는 시누가 우리 아이들을 이렇게 예뻐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녁이라도 편히 주무시라고 어머님은 기숙사에 간 아들방에서 주무시고 제가 아이를 데리고 자는터라 저희 남편과 저는 한지붕 주말부부가 됐습니다. 2층에는 고3인 우리딸과 홀아비가된 남편이 살고 있습니다. 딸한테 신경을 써주지 못해서 언제나 미안하지만 이해해 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동생이 태어난다는 사실입니다. 이제 넉달뒤에 태어날 또다른 녀석 때문에 또 우리딸과 남편의 독수공방이 길어 질지도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아마도 우리 딸은 대학생이 되어있겠죠? 그래도 이아이 덕에 우리는 웃고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늦게 결혼해서 아이가 생기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제일 컸는데 이렇게 아이를 주신거에 감사드리고 동갑인 시누가 힘들어 하는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처음엔 2란성 쌍둥이였는데 하나가 잘못되고 한 아이만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 아이들은 고1, 고3인데 아직 갈길이 먼 시누가 무사히 아이를 낳을 수 있게 기도 해 봅니다. 또 하나 좋은 점은 아이때문에 아침 운동을 톡톡히 합니다.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동네를 돌다 보면 해바라기며, 나팔꽃이며, 호박꽃들이 예쁘게 피어있고 하늘엔 새들이 날아다니고 모두 아이가 좋아하지만 그중에 강아지 풀을 좋아 합니다. 우리 서로 얼굴을 간지럽게 하거든요. 출근 할때마다 우는아이 때어 놓느라 마음아프고 힘이 듭니다. 고3우리딸이 지각하기가 일쑤거든요. 태연아! 1년동안 아프지도 않고 무럭무럭 커줘서 이 외승모는 너무 고맙단다. 설사 동생 태어나서 찬밥이 된다해도 걱정마 이 외승모는 찬밥을 더 좋아한단다. 태연아! 너의 돐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그리고 사랑한다. - 외승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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