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께서는 제가 어릴 적 부터 지금까지 쭉 진안에서 지내고 계십니다...
고추, 벼, 잎담배 등... 밭일, 논일 밖에 모르시는 전형적인 시골 분들이죠...
잠시도 쉴 틈 없이 밭이나 들에 나가서 일을 하시고,
그것도 모자라 남의 집 일을 하시며 품삯을 받고 지내시느라 가장 중요한 당신들의 몸관리 같은 그런 여유는 생각지도 못하셨네요.
작년 초... 엄마께서 허리가 아프다며 일을 하시다말고 자꾸 주저앉으시는 겁니다...
걱정이 돼 병원에 가자고 했지만... "병원 갈 시간이 어딨냐"고...
"나중에 시간 나면 가자"고... "늙으면 다 그런다"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셨죠...
하지만, 결국 어느날 아침... 일어나지 못하셨고,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척추협착증과 척추뼈 골절도 함께 왔다고 하더군요...
생명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많이 좋지 않았던 상황.. 결국 수술을 하겠됐습니다 ..
"왜 빨리 병원에 모시고 가지 않았을까"... 죄스럽고 부끄럽고 미안하고
수술이 진행되는 동안 많은 생각이 지나더군요...
12시간 수술 ... 다행히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그렇게 작년 말까지 병원에 입원하셨다가 지금은 통원치료를 받고 계십니다...
지금 상태는 감각신경이 마비돼... 엉덩이 밑으로 아무것도 느낄 수가 없으시죠...
다행히 운동신경은 살아있어 재활치료를 받고 있네요...
누군가의 도움없이 혼자서는 앉지도... 일어나지도... 못하시고,
보조기에 의존해 간신히 걷는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미어집니다...
엄마가 수술을 한 지 벌써 1년이 넘었네요...
저도 결혼을 해서 아이 셋을 낳고 살다보니 부모라는 이름이 더욱 애틋해지고
간절해지는 거 같아요... 잘 챙겨드리지 못한 게 후회도 되고요...
엄마와 함께 놀러갔던 추억... 철없는 어린 시절, 뜨겁게 내리쬐는 햇볕 아래에서
죽도록 일하기 싫었지만, 어쩔수 없이... 마지못해... 도와드렸던 기억...
이제는 너무 후회가 되네요...
지난달 31일은 엄마의 회갑이셨어요...
요즘은 회갑잔치는 건너뛴다지만... 저희 5남매...
엄마 수술도 성공적이고 이만큼이라도 건강해지신 걸 축하드려야 한다는 뜻으로 결정했죠...
잔치는 가까운 지인들과 가족들이 모여 저녁식사를 하는 걸로 대신했습니다...
“엄마... 오래오래 건강하시고... 사랑합니다...”
사연주신 .. 김윤정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