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5일 방송분

어려서부터 부모님이 늘 고생하시는 모습만 보며 살아왔습니다...

저희 집은 연탄장사를 했는데요... 학창시절 제게는 항상 주말이 없었어요...

토요일... 하교를 하면 늘 아버지 리어카를 밀고 연탄을 나르고...

당시 개구쟁이 어린이인 저에게는 주말은 더 이상 즐거운 날이 아니었죠...

조금 자라서는 친구들과 길을 가다가

멀리서 아버지와 어머니가 연탄 리어카를 끌고 오시는 모습이 보이기라도 하면

창피하고 당황스러워 친구들과 멀리 떨어져 다른 길로 돌아갔습니다...

집에 돌아오면 부모님의 연탄가루 가득한 기침...

그 모습을 지켜보며 부모님을 창피하게생각했던 저 자신을 원망하기도 했죠..

그 후 세월이 흘러 저도 한 가정의 의젓한 가장이 됐습니다...

제가 부모가 되어보니 오로지 자식만을 생각하는 그 마음을 알겠더군요...

고생하신 세월만큼 남은 인생 행복하셔도 모자랄텐데...

아버지는 지금 뇌경색으로 쓰러져 계십니다..

20 여년 동안 하셨던 연탄장사를 접고 학교 청소 일을 하시다가

한꺼번에 받은 두 달치 월급봉투를 잃어버리시면서 정신적인 충격에 쓰러지셨죠...

게다가 그 동안 건강도 좋지 않으셨거든요...

‘많지도 않은 그 돈 때문에...’ ‘남들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은 액수의 돈 일텐데... ’

가슴이 미어져 밤낮 가슴통을 움켜쥐고 울었습니다...

그렇게 처음엔 사람을 알아보시지 못하시다가 점점 더 악화돼 왼쪽 반신마비까지 왔죠..

1년은 병원 신세를 지다 이제 더 이상 재활치료는 불가능하다고 해 집에서 생활하고 계십니다.

어머니께서는 아버지 곁에서 한 시도 떨어지시지 않고 병수발 하시고, 말 벗도 되어 주시죠.

어머니를 알아보지 못하시지만 살아 계신다는 거 하나에 감사하다는 어머니...

그 모습이 안쓰러워 저희 삼남매는 아버지를 노인병원에 모시자고 말씀드렸습니다...

마침 지인이 그 곳에 일하고 있어 괜찮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죠..

하지만 어머닌 달랐습니다... 한 평생 아버지 옆에서 고된 일을 돕느라 힘드셨을 법도 한데

그래도 함께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어머니의 말씀... 제 가슴을 울리더라구요..

제가 어리석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청취자 여러분께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부모님이 건강하실 때... 살아 계실 때... 잘 해드리라는 겁니다...

한 평생 자식들을 위해 당신들의 인생을 바치신 부모님. 후회가 밀려올 땐 이미 때는 늦은 거겠죠.

지금 .. 부모님께 안부전화 한 통 어떨까요...?

 

사연주신 김경환(가명)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