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4일 방송분

주말부부... 남 일로만 생각했었습니다...

그리고 보통은 남편들이 겪는 고충인 줄 알았죠...

하지만... 5년 전... 전 서울로 직장을 옮기게 됐어요. 당시 두 딸의 나이는 2살, 10살...

아직 한창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시기였지만, 어쩔수없는 상황이었죠.

처음으로 해 보는 혼자만의 생활...

향수병에 걸려... 1년 넘도록 매일 밤마다 울며 지냈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한 주를 보내고 금요일 퇴근을 하자마자 3시간 정도 운전을 해 익산으로 내려옵니다...

가족과 함께하는 이틀 남짓한 시간이 왜 그리 짧은지...

일요일 저녁이면 아쉬워하는 가족들을 뒤로 한 채 다시 서울로 향해야 했습니다...

큰딸 학원 원장님께 들으니,, 금요일엔 딸이 하루 종일 싱글거린다고 하더군요...

당연히 엄마가 오는날이 좋았겠죠... 그러다 일요일 아침부터는 시계만 쳐다봅니다..

내색은 않았지만 그 모습을 보며 아픈 맘을 혼자 쓸어내리곤 했네요...

서울로 올라오는길 눈물이 앞을 가려 운전하기 힘든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죠...

엄마의 빈자리는 친정엄마가 대신해 주셨습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저희 집에 계시면서 남편과 아이들 뒷바라지를 해 주셨죠..

그렇게 엄마보다는 할머니와 지내는 시간이 많아서인지...

둘째 딸은... 할머니를 엄마로 알더라구요.. 전 잠깐 놀아주고 가는 이모 정도?

게다가 잠시라도 곁에 누가 없으면 불안해 하는 아이... 모두 다 제 탓이지요...

물론 남편도 맘고생이 많았습니다..

아이 재롱잔치나... 유치원 행사 때마다 엄마 없이 아빠와 할머니만 지켜봐야 했으니까요...

직장에서도 좋지 않은 소문이 났었다고 하더군요...

그러다 드디어 작년 7월... 광주로 발령을 받고 익산으로 왔습니다...

엄마의 빈자리를 남편과 친정엄마가 채워주셨기에

5년이란 세월을 서울에서 이겨낼 수 있지 않았나 싶네요...

지금은 익산에서 광주까지 왕복 4시간 출 퇴근을 하고 있는데요...

퇴근을 하면 빨라야 밤 8~9시지만... 아이들은 엄마의 얼굴만 보고 잠들어도 행복해 합니다...

저도 5년의 빈 시간들을 채우려고 노력하고 있구요...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는데,, 엄마, 아내 역할을 잘 해내진 못하지만

가족과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다 가진 거 같네요...

이 행복... 쭉 지켜나갈 겁니다...

 

사연주신 서정아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