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방학이 시작되고 주말... 남편의 낮잠도 포기해야할 만큼 소란스럽기만 합니다...
매번 조용히 방학을 보내는 일은 없었지만... 올해는 유난히 더 정신없는 거 같아요...
초등학교 1학년인 둘째 아들 채은이는 엄마 휴대전화로 게임하는 걸 좋아하는데요...
얼마 전.. 신형 휴대전화를 바꿔서 더 신이 난 아들...
그런데 이 휴대전화 때문에 대형사고가 터지고 말았죠...
저와 남편은 한가로이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고,
채은이는 평소와 다름없이 방에서 제 휴대전화로 게임을 하며 놀고 있었습니다..
아이가 조용하다 싶어 방에 다녀 온 남편이 갑자기 허탈하다는 웃음을 짓더군요...
그래서 뭔가 싶어 들어가보니...글쎄,, 휴대전화로 만화를 보고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것도 인터넷을 연결해서요....잠깐만 연결해도 요금이 엄청나다는 휴대전화 인터넷!!!
그리고 잠시 후 통신사에서 날아온 문자메시지... 이용료가 2만원, 4만원, 8만원, 10만원이
초과됐다는 메시지가 10분 간격으로 도착했습니다...
‘ 뭔가 잘못 됐겠지...’ 하고 통신사 홈페이지 가 확인 했더니
데이터 통화료 8만 1천원, 정보료 2만원... 합해서 10만 1천원 이라는 겁니다.
평소 한 달 2만원 내외의 통신요금을 지불하던 제게는 다섯 달 통화료가
불과 30분 만에 날아간 셈이죠.. 너무 맘놓고 맡기는 게 아니었는데...
후회를 해도 이미 엎질러진 물! 철없는 아들에게는 아무소리 못하고
괜히 남편에게 심통만 부렸습니다
그 사건 덕에 쉬는 날.. 외출을 싫어하는 남편이 10만원도 잊을 겸 해서
아이들과 바람을 쐬고 오자고 하더군요... 기분이 별로였던 저... 마지못해 따라 나섰습니다...
아중저수지에 다녀왔는데요.. 저수지만 바라봐도 마음이 뻥! 뚫리는 거 같았죠...
그리고 집에 돌아오는데,, 남편이 비상금이라며 5만원을 제 손에 쥐어 주는 겁니다...
꽤 오래 숨겨둔 비상금인 듯 구권 다섯 장이 고이 접혀 있더군요...
그걸 받고 괜히 웃음이 나서 표정관리가 힘들었답니다...
그 다음날 비상금을 잃고 실의에 빠져 있을 남편을 위해 버섯전골을 준비했더니...
착한 남편... 좋다고 웃기만 하네요...
생각해 보니.... 잘못도 없는 남편에게 괜히 투정부린 게 미안하더라구요.
“ 여보! 고마워! 사랑해! 그리고 채은아! 앞으로는 휴대전화로 인터넷 접속하면 안 된다! ”
사연주신 유대희 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