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1일 방송분

밭에 깻잎이 맛깔스럽게 익었더라구요..

1년 동안 먹을 깻잎 장아찌를 담글 생각으로 친구와 함께 열심히 땄습니다...

한 장 한 장 정성스레 따서 씻은 다음 큰 통에 넣어 각종 양념을 한 소스를 부었죠...

향긋한 깻잎향과 함께 먹음직스럽게 변한 깻잎 장아찌...

우선 가족들이 먹을 한 통과 친구도 줄 요량으로 한 통을 더 만들었어요...

그렇게 아침부터 저녁까지 깻잎하고 씨름을 했죠...

맛이 잘 들겠지... 하는 생각과 함께 바라보기만 해도 흐뭇한 깻잎 장아찌 두 통...

하루종일 반찬을 만들다보니 피곤하기도 하고

다음날 아침에 건강검진을 받기로 예약이 되어 있어서 일찍 잠을 청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눈을 뜨자마자 깻잎들의 안부가 궁금해 곧장 부엌으로 향했죠.

뚜껑을 여니 향긋한 깻잎향이 제 코를 간질이더군요...

그래서 깻잎 한 장을 집어 입에 넣었는데,,, 아~ 다행히 맛은 잘 들었더군요...

그 순간... 제 머릿속을 스쳐 지나는 것이 있었어요... 바로 건강검진!

오늘 해야 할 검진 때문에 전날 저녁 8시 이후부터 물 한 모금 먹지 않고 버텨왔는데...

10시간이 조금 넘는 제 노력이 물거품이 되고 만 순간입니다...

하지만.. 가족들은 " 깻잎 한 장은 괜찮을 거라"며 그냥 검진 받으러 가라고... 하고...

저 역시 괜찮을거란 생각에... 병원으로 향했죠...

접수를 하면서.. 혹시나.. 하는 생각에 간호사에게 물었죠..

그런데, 위내시경은 껌 하나도 안 된다고 하는 겁니다..

머릿속까지 먹먹해지더군요... 시골에서 시내 병원까지 오느라 40분 넘게 걷고

1시간에 두 대 있는 버스를 타고 힘들게 왔는데...

그 깻잎 한 장 때문에 모든 일이 수포로 돌아갔죠...

같이 간 친구는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자기 혼자서 위내시경을 받았습니다...

속이 좋은 건지... 바로 집으로 돌아와 친구를 위한 야채죽을 끓였어요...

위내시경을 받으면 죽을 먹어야 한다고 하더군요...

을 끓인 뒤... 허탈한 마음에... 저만을 위한 진수성찬을 준비했죠...

보글보글 된장찌개를 끓이고, 호박잎과 깻잎을 찐 뒤 쌈을 싸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한참 배부르게 먹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바닥에 배를 깔고 누워

이렇게 모닝쇼에 사연을 올립니다...

청취자 여러분! 건강검진을 받을 예정이시라면... 꼭 아무것도 드시지 마세요!

잘못했다간 저처럼 됩니다.

그리고... 정기적인 건강검진으로 육체도 정신도 건강하게 가꿔보세요~~

 

 

사연주신 박순애 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