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8일 방송분

한창 사춘기에 접어든 아들 둘을 키우고 있는 43살 작장맘 입니다...

요즘 들어 큰 애와 입시문제 때문에 말다툼이 잦아졌죠.

그래서 가슴이 답답해... 혼자 여행을 다녀왔네요...

직장생활에 가정생활까지 하는 저에겐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제 욕심 때문에 아들에게 힘들게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사찰에서 마련하는 템플스테이...

2박 3일 일정으로 길지도 짧지도 않은 혼자만의 여행...

일상을 떠난다는 설레임에 며칠을 들뜬 마음으로 보냈죠...

금요일, 퇴근을 하고... 다른 일행들보다 늦게 출발했습니다...

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려 1킬로미터 남짓 걸었는데요...

차로 휑하니 지나치던 그 길... 혼자서 걸으니 사뭇 다르더군요...

푸른 물기 머금은 나무에게 말도 건네 보고... 맑은 물소리에 발걸음을 멈추기도 하고...

인적 드문 아름다운 이 길을 혼자 걷는 제 자신에게 미소가 지어지네요...

첫날은 스님과의 대화로 이어졌습니다...

실직을 당해 속풀이를 하는 사람들... 사업이 잘 안 풀린다는 분들...

일에 너무 파묻혔다가 잠시 휴식을 취하기 위해 왔다는 사연... 등등...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에 가슴이 먹먹하기도 하며... 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죠.

전 큰 애 얘기를 꺼냈어요... 함께있던 사람들과 스님은 제게 "욕심을 내려 놓으라"고...

"많은 걸 바라면 바랄수록 실망감은 커질 뿐이라"고 조언을 해주시더군요...

둘째 날은 새벽 3시에 일어나 108번 절을 하며 새벽 예불에 참가하고...

모악산 자락에 있는 연리지까지 산책을 했는데요...

뿌리가 다른 나뭇가지가 서로 엉켜 마치 한 나무처럼 자라는 모습을 보며 전...

부모자식간의 사랑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었죠...

마지막 날... 108번의 절과 108개 염주를 꿰면서 괜시리 눈물이 나더군요...

절 한번 하고 염주 한 알을 꿰면서 아이들, 남편, 부모님 생각...

제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이 그 순간 제 마음 속에...꿰어지는 염주처럼 자리 잡았습니다...

이번 여행으로 40명 가까이 되는 낯선 사람들 속에서

또 다른 저를 되돌아 보고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지금 저희 집 거실, 가족 사진 옆에는 제가 만든 108염주가 걸려 있는데요...

아이들과 남편에게 욕심이 생길 때마다... 염주와 사진 속 가족 얼굴을 번갈아 바라봅니다...

“ 여보... 얘들아... 사랑해... 서로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는 그런 가족이 되자!”

 

사연주신 이은옥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