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4일 방송분

퇴근하는 사람들과 개인 소지품을 상자에 담는 사람...

항상 함께 했던 행동들이 그 날은 두 갈래로 나뉘었습니다...

아무 말 없이 서로의 아픈 가슴을 건들이지 않도록 행동 하나하나에

조심하는 모습들이 역력했죠...

아파트 베란다 샤시롤을 제작하는 회사에 다녔습니다..

1년 6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지각과 조퇴 한 번 없이... 열심히 일했었는데...

얼마 전... 강제 퇴사를 당했네요...

구조대상자 명단에 올라와 있는 제 이름이 어찌나 낯설던지...

심한 배반감에... 두 뺨에 흐르는 눈물은 억울함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죠..

그 동안 몸으로 직접 체험했기 때문에 회사의 어려운 사정을 모르는 바는 아니었습니다...

일이 없다는 이유로 오전 근무만 하는 것도 모자라.... 조를 나눠 격일근무까지...

또 아침 일찍 출근해 회사 곳곳의 청소도 직원들이 도맡아 하며.

자기 집처럼 가꾸고 일궈왔던 직장...

그런 저희들에게 이런 일이 오리라곤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동안 받아왔던 월급은 70만원 남짓... 그마저도 격일근무로 60만원으로 줄었고...

어려운 회사 사정에 아직까지 작년 설 보너스와 퇴직금도 받지 못했네요...

가뜩이나 속상하고 억울한데... 말도 안 되는 소문까지 들었네요... 저의 소속은 1조인데요...

격일 근무 때... 2조는 서로 돌아가면서 윗사람들에게 드릴

크고 작은 선물들이 오고감을 알게 됐죠..

이런 이유에서였을까요... 제가 속해 있던 1조가 모두구조조정 된 겁니다.

결국 선물을 준 사람들은 회사에 남아있게 된 것이죠...

직장에서 살아남는 것이... 일의능력과 성과가 아닌... 아부와 아첨...

또 인맥이라는 현실이 너무도 분하고 원통해 나흘 넘게 아팠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집에 틀어박혀 신세한탄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죠...

한창 공부할 나이의 아들 둘과...

집안 살림을 이끌어 나가고 빚도 갚기 위해서는 집에서 쉴 수 없는 형편이거든요...

하지만 지방에서 43살의 아줌마...

가정주부가 일할 수 있는 곳이 마땅치 않네요...

겨우겨우 유리 관련 회사에 이력서도 넣었지만...

경력이 없다는 이유로 면접도 보지 못하고... 지금도 계속 찾고만 있네요..

이젠 눈물도 흘리지 않을 것이고... 마음 아파하지도 않을 겁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서라도 다시 일어날 제 모습... 지켜봐 주세요...

 

 

 사연주신 김지선 ( 가명) 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