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4일 방송분

푸세식 화장실에 허술한 대문... 방도 두 칸 밖에 되지 않는...

당시 쌀 10가마가 되지 못하는 100만원 짜리 집...

장마라도 오면 천장에 비는 새지 않을까...

눈이라도 많이 내리면 지붕이 무너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던 집이죠...

하지만 우물도 있고,, 자그마한 뒤뜰이 있는... 저에겐 정말 멋진 집입니다..

이 집으로 이사 오기 전... 저희 가족은 할머니 댁에서 살았어요...

부모님과 네 자매가 방 한 칸에서 서로 발을 맞대고 잘 정도로 좁은 방이었죠.

그러니... 새롭게 이사한 집은 그야말로 궁궐이 따로 없었습니다..

우선은 잠도 편하게 잘 수 있고,

방이 두 개다 보니 자매들만의 공간이 있다는 게 행복했으니까요...

이사하던 날...

셋째인 저는 초등학교 1학년이었고, 큰언니는 6학년, 둘째언니는 3학년, 막내는 6살...

다들 들뜬 마음으로 엄마가 쑤어준 팥죽을 동네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며 인사를 하고

집들이도 하고,,, 그리고 그 곳에서 여동생과 남동생이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저를 포함해 언니들부터 넷째까지는 결혼해서 가정을 꾸렸고

현재 20살 여동생과 고등학교 1학년인 남동생만이 엄마와 함께 지내고 있답니다.

작년 5월,,, 갑작스럽게 아빠가 돌아가셨거든요..

불과 7~8년만 해도 온 식구가 모여 알콩달콩 시끌벅적 살 던 곳인데...

지금은 동생들은 학교 다니느라...

엄마는 일 다니시느라 너무도 조용한 집이 되어버렸네요..

그런데요... 이런 저희 친정집에 좋은 일이 생겼습니다..

드디어 아파트로 이사를 하게 됐거든요...

새 아파트는 아니어도 세 식구가 단란하게 살아갈 수 있을 집이죠...

두 동생들은 방이 세 개라서 좋다고 난립니다...

아무래도 남자애와 여자애고... 사춘기로 접어들었으니... 자신의 방이 갖고 싶었겠죠...

동생들과 엄마가 학수고대하는 그 날... 이삿 날! 오는 일요일입니다... (19일)

표현은 안 해도 엄마의 표정은 싱글벙글이죠...

물론 정들었던 집을 떠나는 게 서운하다고 하세요...

세월과 고생... 행복과 슬픔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집이니까요...

이사하는 새 집에서는 우리 가족들..

더욱 행복한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사연주신 김선복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