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1일 방송분

전 37살.. 한 아이의 엄마입니다... 지금으로부터 3년 전...

결혼실패라는 아픔을 딛고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한 지금의 남편과 사랑을 키워왔죠...

그러다 아이가 생겨 식은 올리지 못했지만 남부럽지 않은 행복한 가정을 꾸려왔습니다.

 

그러나 아이가 백일 정도 됐을 때... 아이가 남편과 같은 휜 다리에

한쪽 다리가 많이 짧다는 걸 알게 됐죠... 그 때부터 한의원 간호사 일을 그만두고

아이를 안고 전주, 수원,서울까지... 좋다는 병원을 찾아다녔습니다.

정형외과, 신경과, 재활의학과... 안 가본 데가 없네요...

울며 보채는 아이를 안고 한쪽 어깨엔 기저귀 가방을 매고...

몇 번씩 차를 갈아타며 밥값 아끼겠다고 김밥으로 끼니를 때우고...

 

그런데 문제는 아이가 아니라 남편에게 있네요...

본인의 유전으로 아이가 힘들어 하고 있다는 걸 알면서

어차피 완치되기는 힘드니까 병원도 쉬엄쉬엄 다니라며 남의 일인 양 얘기합니다.

부모로서 할 소린가요...

전 아이의 다리근육을 키워줘야 한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2년 넘도록 매일 4~5시간 씩 걷기 운동을 시키는데요...

운동을 할 때 만큼은 힘들다고 우는 아이를 안아주지도 업어주지도 않는

매정한 엄마가 됩니다.

 

건설회사 현장 관리 일을 하고 있는 남편... 한 달에 두 세 번 집에 들어오는데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아이를 안아준 적도 없고 놀아준 적이 없기에...

남편이 집에 오면... 낯선 사람인 줄 알고 울어 버립니다..

아이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아무것도 모르는 남편...

‘자식이라고 무조건적으로 사랑해야 하냐..’는

말도 안 되는 말을 하는 무정한 사람이네요.

 

그런 남편 때문에 전 우울증, 불면증, 대인기피증, 폭식증까지...

심지어 자살까지 시도하기를 몇 번째...

혼자서 모든 짐을 지고 가야할 현실이 너무 힘이 듭니다..

그런데 남편은 이마저도 남일 보듯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더군요...

곤히 잠들어 있는 아이를 바라보다... 굳은 결심을 했습니다...

‘내가 살아야... 이 현실을 이겨내야... 사랑하는 아이에게 힘이 돼줄 수 있다...’

그리곤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 했습니다...

 

두 번의 실패는 하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수 없었죠.

이제와서... 남편은 "잘못했다... 다시 잘 해보자"고 합니다...

그러기엔 지금까지 받은 제 상처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시 한 번 기회를 주고 살아야 하는 건지... 아니면 그만 놓아야 하는건지...

아직도 갈림길에 서있네요...

 

 

사연주신 김미화(가명) 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