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0일 방송분

출근하고 없는 빈집에 시어머님이 다녀가셨나봅니다..

냉장고를 열어보니 과일과 찬거리가 가득했죠...

그리고 식탁 위에는 꼬깃꼬깃 접어진 만원짜리 몇 장과 쪽지..

“ 얘야 옷이라도 한 벌 사 입거라...”

삐뚤삐뚤 꾹꾹 눌러 쓴 어머니의 메모를 보니 눈물이 고이네요...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어머니 목소리...

그렇게 둘은 서로를 따뜻한 온기로 토닥거렸죠...

 

친정 부모님이 없는 저를 친딸처럼 대하시는 시어머님이십니다.

부부싸움이라도 하면 딸인 양 제 편을 들어 주시며

오히려 남편을 나무라시는... 정말 든든한 버팀목이시죠...

결혼하고 1년 정도 지났을까요..

직장도 없이 지내던 남편이 허리디스크로 몇 년 동안 요양까지 하자

어머님의 걱정은 날로 심해지셨죠...

혼자 직장생활을 하며 빠듯하게 사는 모습이 안쓰러우셨던지

작지만 아이들 용돈과 제 용돈을 챙겨 주시며

늘 곁에서 따뜻한 말씀을 아끼시지 않으셨어요.

 

딸이 대학에 가겠다고 했을 땐 등록금 걱정으로 막막했는데...

그 모습을 본 어머니께서는 손녀 대학 등록금에 보태라고 돈을 쥐어 주시더군요..

노인 일자리 사업.. 공공근로...등으로

한 달에 20 여 만원씩 받은 걸 쓰지 않고 모아 두셨던 모양입니다...

그것도 모자라 사서 먹는 건 몸에 좋지 않다고 직접 아파트 뒤 자투리 땅에서 기른

각종 채소들을 한 아름 들고 오시는 모습에서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이 나

많이 울기도 했네요... 큰 며느리인데도 형편상 모시지 못해

작은 아들네에서 사시는 어머니께 매일 죄송스런 마음인데...

언제나 이렇게 도움만 받고 삽니다...

 

지난주 금요일에는 그런 어머님의 생신이셨어요...

근사한 외식 한번 하려고 했는데, 돈 아깝다고 생신 전 날 미리 저희 집에 오셔서

미역국을 드시며, 난 이게 제일 좋다고... 입이 마르도록 맛있다고 칭찬하셨던 어머니...

제 무뚝뚝한 성격 탓에 고맙다고, 사랑한다는 표현 한 번 제대로 드리지 못했네요..

“ 어머니... 남편과 저 열심히 살고 있으니까요...

형편 나아지면 그 때 효도 많이 할게요... 그 때 까지 건강하셔야 해요...

사랑합니다... 정말 사랑합니다...”

 

사연주신 김영숙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