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방 한구석엔 티셔츠 하나가 가지런히 놓여 있습니다.
바로 언니와 함께 입었던 커플틴데요. 그 티를 만지고 있으면 언니의 채취가 느껴집니다.
언니는 작년 3월... 39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위암 말기 판정을 받았습니다.
2년 전 가슴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는데, 역류성 식도염이라고 해서 약만 지어 먹었죠..
그런데 언니는 점점 말라갔고, 가족들은 아이들 뒤치다꺼리 하느라 힘들어 그런 줄만 알았습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내시경 검사를 했는데,
당시 위출혈이 심해 검사가 불가능했고, 서울 큰 병원으로 옮겨 검사를 받게 됐죠.
이미 몸전체에 전이 됐다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결과...
4차례에 걸친 항암치료를 받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병원에서는 마음에 준비를 하라고 했고,,,
그 후 언니는 두 달 동안 저희 집에서 지냈죠..
개인병원에 근무를 하며 투 잡을 하고 있는 저를 항상 걱정해주던 언니...
퇴근을 하면 제 피로를 풀어주겠다고 힘이 하나도 없는 손으로 저를 주무르던 언니...
어느 날 퇴근을 하다... 쇼윈도에 예쁜 커플 티셔츠가 눈에 띄어 사 줬는데,
너무나 좋아하더라구요. 몇천원짜리 싸구려 티인데도 뭐가 그리 좋은지 애지중이 했죠.
그리고 마지막 길을 갈 때 입고 떠났습니다.
하늘로 가기 전 날... 암세포가 뇌까지 옮겨져 의식이 없었는데...
제가 곁에서 얼굴과 손을 닦아주니... 놀랍게도 의식이 살아나기도 했죠...
언니는 그렇게 작년 6월 30일 우리곁을 떠났습니다...
언니가 하늘로 간 뒤... 엄마는 매일 눈물로 사십니다...
사진을 보고 울고... 밤에 주무시다가도 울고...게다가 지난 금요일은 엄마 생신이셨습니다..
언니가 없는 생일파티... 케익을 가운데 두고 서로 얼굴만 쳐다보며 말없이 흐르는 눈물...
결국... 온 가족이 슬픔으로 보내고 말았네요..
하지만 언니는 하늘에서 엄마의 생신을 축하하고 있었겠죠?
언니에게 전하고 싶어요...
“ 언니... 하늘나라에서는 아프지 말고... 건강하고 편안하게 지냈으면 좋겠다...
그게 내가 언니에게 바라는 마지막 바람이야...
그 동안 잘 해 주지 못해서 미안해... 사랑해... 언니야...”
그리고 지금 암으로 투병 중이신 많은 분들과 가족 분들...
절대 희망을 잃지 마시고 끝까지 싸워 이겨 내세요...
언니와 저의 가족들이 응원할께요 꼭 이기실 수 있을 거예요...
사연주신 김희재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