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5일 방송분

새벽에 일어나 아침을 준비하려는데, 어디선가 쌀쌀한 바람이 들어오더군요...
' 밤에 더워서 남편이 열어놨나보다...' 하고 베란다 쪽으로 갔는데...
방충망까지 활~짝 열려 있는 거예요.  그래서 아침을 먹으며 남편에게 물었죠.
그랬더니 남편이 아닌 아이가 하는 말... " 우리 흰둥이가 집에 오면 어떡해...”
흰둥이는 저희 집에서 기르던 고양이 이름입니다...
언젠가 고양이를 좋아하는 딸이 길 잃은 새끼고양이를 데리고 와서 키우게 됐죠...
그런데 몇 달 전 쓰레기를 버리려 잠시 현관문을 열어 놓았는데, 가출을 해버렸거든요...
아이는 밤새 울며 흰둥이 찾아내라고 졸랐고
저는 다른 고양이를 사주겠다고 달랬지만... 다 필요없다네요...
고양이를 찾는다는 전단지도 수십장을 붙였지만... 연락은 없었죠..
한 달.. 두 달.. 시간이 지날수록...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은 점점 희미해져 갔고,
어느새 기억에서 잊혀져 갈 때 쯤.. 동네 아줌마에게 전화가 왔더라구요..
흰둥이와 비슷한 고양이를 근처에서 봤다는 겁니다...
최근 여러 번 보셨다기에 부리나케 나갔죠.
그런데 샅샅이 뒤져도 흰둥이는 보이지 않더라구요...
그 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며칠 간 일부러 그 주변을 지났는데
어느날... 저 멀리서 흰둥이와 같은 털색깔을 지닌 고양이가
건물 지하 창고 같은 곳으로 들어가더군요... 깜짝 놀라 뒤따라 갔는데
건물 옆 구석에 5마리의 새끼들이 있는 겁니다.
흰둥이가 새끼를 난 거죠..
반가운 마음에 어디 멀리서 새끼들을 지켜보고 있을 흰둥이를 불렀지만...
오지않더군요... 그 때 딸이 새끼를 안고서 흰둥이를 불렀고...
새끼들을 데려갈까 걱정이 되었는지.. 아니면 우리를 알아본 건지..
어디선가 흰둥이가 나오더라구요.. 저희는 먹을 걸로 유인해 가까스로 붙잡았죠..
겁에 질린 새끼 고양이들을 데리고 집으로 오는데... 눈물이 어찌나 흐르던지요...
그리고 집 안에 새끼들과 함께 할 작은 보금자리를 마련해주었습니다.
처음엔 당황하고 우리를 경계하더니.. 며칠이 지난 지금은 많이 안정이 된 듯 했습니다.
조금씩 예전 활발한 모습으로 돌아오는 거 같네요...
누구보다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고 있구요..
새끼들은 조금 더 크면 입양 보낼 생각이에요...
“ 흰둥아... 집에 돌아온 걸 환영한다... 앞으로 행복하게 살자...
   다신 가출하면 안돼! 사랑해...”
 
 
사연주신 김미진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