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일 방송분

지난 일요일.. 친구의 결혼식이 있었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5월의 신랑신부!!
신랑의 절친한 친구인 제가.. 결혼식 사회를 보게 됐는데요..
처음보는 결혼식 사회이니만큼.. 나름 준비를 많이 했죠..
그런데, 그런 제 노력이 결국 화를 불렀습니다..
경건하게 결혼식이 끝나고 축가도 듣고... 행진을 하기 전..
전 열심히 준비한 이벤트를 시작했죠...
요즘엔 만세 삼창이나.. ‘ 봉잡았다 ’ 를 외치는 건 식상한 듯 싶어... 특별히 준비한 이벤트..
* 식장 끝까지 3초안에 달려갔다 오기..
* 발목을 잡고.. 잡기, 잡히기
* 확실한 체력 테스트를 위해 신부를 등 앉히고 팔굽혀 펴기..
식장 끝까지 달려갔다 오기는 아주 가볍게 끝냈고,
신랑이 신부의 발목을 잡고 “ 너 나한테 발목 잡혔어...!”
신부가 발목을 잡은 신랑을 보고 “엄마! 나 발목 잡혔어...!” 라고 외치는데요..
여기까지는 재미나게 잘 하더군요...
그리고 마지막 하이라이트.. 신부를 등에 앉히고 팔굽혀 펴기였는데요..
보통은 3번에서 5번만 시키지만, 평소 운동으로 다져진 몸을 자랑하는 친구였기에
더 오기가 생겼죠... 그래서 말했습니다..
“ 자, 신부가 올해 28살이라고 하네요.. 28번 팔굽혀 펴기 실시합니다!”
친구는 힐끔 쳐다보더니 팔을 후들후들 떨며.. 열심히 하더라구요..
스무개가 넘어가니.. 얼굴은 울그락 부그락.. 그래도 끝까지 해 내더군요..
전.. 신부에게 첫날 밤 걱정은 없겠다며... 한바탕 웃고,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그렇게 폐백을 드리고... 피로연장에서 하객들에게 인사도 드리고...
신혼여행을 떠나기 위해 웨딩카에 오르기 전.. 둘이 티격태격 하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가만히 들어보니... 친구 왈~
“ 야! 너 제정신이야! 등 위에 앉았으면 다리를 땅에 붙이고 있어야지...
다리를 들고 있으면 어떡해! 힘들어 죽을 뻔 했잖아. 그리고 너 살쪘냐? 왜 이렇게 무거워? “
옆에서 지켜보던 전 할 말이 없더군요. 신부는 서운해 하며 눈물까지 글썽이는 겁니다.
그리고 친구와 함께 인천 공항까지 데려다 주는데, 가는 동안 둘은 말 한마디 없더군요.
정말 난처했습니다.. 운전하는 친구는 "네가 화근이다"라며 구박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울면서 "신혼여행 안간다" 는 신부를 달래서 겨우~ 비행기를 태웠습니다..
신부.. 말은 못해도 절 얼마나 원망했을까요?
적당히 시켰으면 이런 일도 없었을텐데,,, 조금 후회도 되더라구요..
그나저나... 신혼여행지에 가서도 냉전이 계속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네요..
 
 사연주신 이광진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