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7일 방송분

결혼한 지 벌써 10년이 흘렀는데요...
5년 만에 어렵게 얻은 아들 현진이... 정말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소중한 아들입니다.
하루는 현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주는데 ,,,
창 밖으로 책가방을 메고 초등학교로 가는 형들이 부러웠나 봐요...
“ 엄마... 나는 학교 언제가? 나도 학교 갈래... 유치원 싫어...” 이러더군요...
그래서 학교는 8살이 되어야 갈 수 있다고 설명했죠...
그랬더니 손가락을 펴고 숫자를 세기 시작하더군요...
하나... 둘... 셋... 넷... 오... 육... 칠...팔... 숫자는 계속 올라가 열다섯을 넘어섰고...
옆에서 제가 한 마디 했죠...
“ 현진이가 자꾸 나이 먹으면... 엄마는 할머니가 되고, 더 많이 나이를 먹으면 엄마는 없어...”
그랬더니 고개를 갸우뚱하며 “ 엄마 하늘나라 가는거야?” 그러네요...
전 고개를 끄덕이며 " 엄마 없으면 우리 현진이 어떡하나..." 하며 장난을 쳤죠..
그랬더니 왕방울 만한 아이 눈에서 닭똥 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지네요...
다음 날... 평소와 다름없이 눈을 떴는데...
여느 때와 달리 알람소리에 눈을 뜬 게 아니더군요...
이상한 생각에 시계를 보니... 아... 시계가 없는 겁니다... 분명 침대옆에 놓아 둔
휴대폰도 없고 달력도 없더군요... 도둑이 그것들만 훔쳐 간 것도 아니고 당황했죠...
얼른 TV를 켜보니... 9시가 다 되어가고 있는 겁니다.
‘지각이다!’를 외치며 남편을 깨우고 부랴부랴 출근 준비를 한 뒤 아이를 차에 태웠죠...
차안에서 아이한테 혹시 시계랑 달력을 봤는지.. 물었는데... 평소와 달리 말이 없더군요...
그렇게 하루 종일 휴대폰이 없어 불안한 하루를 보내며... 퇴근을 했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현진이 방 창고 문을 열었는데...
엄마 휴대폰과 아빠 휴대폰... 시계... 달력들이 가지런히 모아져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현진이를 불러 놓고 물어봤죠...
“ 현진아 시계랑 달력 왜 이렇게 모아놨어...?” 물었더니 또 눈물을 뚝뚝 흘리며 말하네요...
“ 엄마가 현진이 나이 먹으면 하늘나라 간다며...
오늘 날짜랑 시간 모르면 엄마 하늘나라 안가도 되잖아...”
아이를 꼭 끌어안고 울었네요...
아이의 순수한 마음과 생각... 그리고 엄마를 사랑하는 마음에 감동 받아버렸어요...
그 날 저녁 남편에게 얘기했더니... 남편... 현진이에게 아빠랑 엄마는 죽을 때까지
현진이랑 살 거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아이를 안심시더라구요...
“현진아... 엄마, 아빠 어디 안 가니까... 평생 행복하게 살자... 사랑해...”
 
 
황인애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