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6일 방송분

 "아이구... 아까워서 그돈 주고 그걸 어떻게 먹니... 커피 그런 건 집에서 타먹으면 되지..."
친구들과 할 일 없으면 커피숍에서 밥 한 끼 먹을 돈으로 커피를 사 먹고...
영화 한 편에 7천원이 넘는 돈을 아무 거리낌 없이 쓰는 우리들과 달리...
부모님들은 뭐든 돈을 주고 사고 즐기는걸 아까워하시죠..
영화가 보고 싶어도 참고... 맛있는 커피 한 잔 과 분위기도 잡아 보고 싶지만...
그 돈 모아 자식들 맛있는 거 하나라도 더 사 먹이려고 하시는 그 마음을...
어렸을 때는 왜 이해하지 못했는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결혼을 해보니... 알게 되더군요...
한 푼이라도 더 모으고 함부로 쓰지 못하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자식들 입에 하나라도 더 넣어주고 싶은 그 마음...
오랜만에 부모님과 기분 내고 싶어 영화관에 다녀왔습니다.
일 때문에 좀 늦을 거 같아서... 부모님께 미리 표를 예매해 놨으니
두 분 먼저 들어가시라고... 했죠..
그렇게 전 영화가 시작되고 10분이나 늦어버렸네요...
부랴부랴 영화관으로 갔는데... 부모님이 로비에 앉아 계시는 거예요...
왜 들어가시지 않았냐고... 얼른 들어가자고 했더니...
옛날 영화관 같지 않고, 신식 영화관에는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모르셔서
제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는 겁니다...
전 속상한 마음에 사람들한테 물어보지 그랬냐고 화를 냈죠..
그런데 부모님... 멋쩍은 웃음만 지으시더라구요...
늦었지만 서둘러 들어갔고, 영화를 보고 맛있는 저녁도 먹고 집으로 가려는데...
엄마께서 잠깐 들를 데가 있다고 차를 세우라고 하시네요...
한 10분쯤 흘렀을까요. 저 멀리서 엄마가 커피 석 잔을 들고 오시는 겁니다...
제가 뭘 좋아하는지 몰라 앞에 주문하는 젊은아가씨들꺼랑 같은 걸 시켰다고 하시더라구요.
돈 아깝다면서 왜 이런 걸 사오냐고 했더니...
" 요즘 너 돈 아낀다고 이런 거 안 사먹잖아. 예전엔 입에 달고 살더니...
이거 맛있네,,, 여보, 그쵸...?"
어린 애처럼 빨대를 빨고 계시던 아빠도, 저도, 엄마도...
서로를 쳐다보며 아무말도 못했습니다.
그렇게 댁에 모셔다 드리고 집에 가려는데... 말없이 내미시는 봉투 하나...
" 우리 딸... 얼마 되진 않지만... 가끔 커피 먹고 싶으면 사 먹어..."
 
사연주신 김태희 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