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2일 방송분

엄마에겐 어렸을 적부터 함께 자란 절친한 친구가 있습니다.
그 분은 부산에 살고 계신데요... 얼마 전 그 분 아버지 팔순잔치라...
엄마는 부산에 내려가셨습니다...
외동딸이라 형제가 없으셔서 일손이 모자라 엄마의 도움이 필요했죠...
그렇게 두 분은 열심히 준비해 잔치를 잘 치렀고,
아는 분 가게를 빌려서 한 터라 뒷정리까지 다 하셨다고 하더군요.
너무 열심히 일한 탓일까 목이 마르셨던 엄마 .. 물을 한 잔 들이키시고...
혹시나 집에 올라오는 중에 목이 마를까봐 음료수 병에 물을 담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드셨나봐요.
편의점에서 생수 한 병을 사면 되는데... 그것마저도 아까우셨던거죠...
그런데,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고 음료수 병은 보이지 않았고...
초록색 소주병만이 무색하게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었던 겁니다..
잠시 망설이다... '뭐 어때.'.. 하시며... 소주병을 깨끗이 씻어 물을 담고 뚜껑을 꼭 닫고
차에 오르셨죠. 하루 쉬었다 오려했지만 집에도 급한 일이 있어서 바로 올라오셔야했습니다.
그렇게 막 출발한 엄마..
역시나 갈증이 풀리지 않았는지 목이 마를 때마다 소주병을 들이키셨고,
지나가는 운전자들이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보았지만...
속으로...' 뭐 다시 볼 사람도 아닌데... ' 라는 생각으로 신경 쓰지 않으셨답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죠..
신호기 앞에 멈춰 소주병을 들이키는 모습이 때 마침 순찰 중이던 경찰의 눈에 띈 겁니다.
그런 엄마를 보고 어떤 생각을 하셨겠습니까... 그렇죠.. 음주운전으로 아신거죠...
게다가 술을 마시며 운전하는 대범한 아줌마로...!
경찰은 엄마 차를 따라오며“0000번 차량 우측으로 차 대세요...!”
스피커를 통해나오는 쩌렁쩌렁한 목소리...
엄마는 아차! 싶었지만, '소주병일 뿐인데 별일 있겠어' 하고 차를 한 쪽으로 세우셨죠...
그리고는 다가오는 경찰아저씨에게“이거 물이에요... 물...! 목이 너무 말라서...”
하지만, 경찰은“ 아주머니... 그런 말도 안 되는 거짓말 하시면 곤란합니다. 불어보세요"
/ “아이고... 참... 맹물이라니까요... 맹물!! 목이 말라서... 병은 없고...”
횡설수설하며 자초지종을 얘기했지만 믿지 않았고...
결국 측정기로 확인하고, 또 소주병의 물을 마셔보고서야 보내주셨다네요...
그리곤 창피한 나머지 가족들에게 말을 하지 않으셨는데요...
얼마 전 음주 단속하는 경찰 아저씨들을 지켜보시다가..
고백 아닌 고백을 하신 엄마의 웃지 못할 얘기에 한바탕 웃었네요...
모두들 안전운전 하시고... 음주운전... 절대 금물인 거 아시죠?
 
 
사연주신 이정민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