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자동차들이 고속으로 질주하는 위험한 도로에 근무하는 서해안고속도로순찰대 경찰관입니다.
고속도로는 작은 운전부주의로 생명을 잃는 대형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곳입니다.
얼마 전 일이었습니다.
그날따라 아침 출근 때부터 비가 내리고 있어서, 비가 오는 날이면 빗길을 달리는 자동차의 사고위험이 높다는 것을 알기에 평소보다 더 긴장을 하면서 순찰차를 타고 근무지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잠시후 00 톨게이트 부근에 사고가 났다는 무전지령을 받게 되었습니다.
왠지 불길한 예감에 순찰차를 전속력으로 달려 신속하게 사고현장에 도착해 보니 사고난 자동차는 마치 폭격이라도 맞은 것처럼 파편들이 흩어져 있고 차량은 형체를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부서져 있었습니다.
사고난 자동차로 달려가 보았더니 운전자는 차 밖으로 튕겨 나와 도로상에 피범벅이 된 채 쓰러져 있었고, 다행히 숨은 쉬고 있었으나 의식이 희미하였습니다.
곧이어 도착한 구급차에 환자를 태워 병원으로 후송하고 우리도 뒤따라 갔습니다.
응급실에 누워있는 운전자는 코에서 계속 피가 흘러나오고 헛소리를 하는 등 생명이 위험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가족에게 빨리 연락하려고 했으나 선배의 차를 빌려 혼자 타고 있었던 운전자의 가족 연락처를 찾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사고현장을 수습하는 동료들에게 연락하여 부서진 차와 도로에 흩어진 소지품으로 다행히 가족의 연락처를 알아냈고, 전화를 해 보니 운전자는 미혼인 노총각에 부모님은 돌아가시고 가족은 형제들만 있는데 모두 멀리 살고있어 바로 달려올 수 없는 상황으로, 가장 가까이 산다는 누나가 온다해도 한시간이 넘게 걸린다는 것었습니다.
운전자는 생명이 위험한 상황인데 가족들은 빨리 올 수 없다는 말에 우리는 답답할 뿐이었지만 달리 방법이 없어 누나라도 빨리 오시라고 하였습니다.
경찰관으로서 사고 현장을 수습하고 환자를 병원에 후송한 후 가족에게 연락 하였으면 할 일은 다 했다고 생각할 수 있었으나 저는 생명이 위급한 운전자를 이대로 두고 갈 수가 없었습니다.
어떻게든 생명을 살려야 한다는 마음에 환자의 상태를 시시각각 살피면서 응급실 의사와 간호사를 붙들고 환자를 빨리 확인해 보고 위급하다면 다른 병원으로 옮길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달라고 조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간호사는 짜증섞인 말투로 보호자가 와야 다른병원으로 후송을 할 수 있다는 말과 함께 저에게 ‘이 환자의 보호자라도 되느냐, 보호자도 아닌데 왜 이렇게 요구하는게 많냐’라고 하였습니다.
그 순간 저는 “경찰관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모든 국민의 보호자이기에 이 환자도 제가 보호자니까 내 가족의 생명을 구하려는 마음으로 제촉한다”고 말하였습니다.
결국 운전자는 가족없이 신속한 후송을 할 수 있었고, 얼마 후 운전자의 가족으로부터 두개골 골절 등의 큰 부상이었는데 빠른 후송으로 생명을 구하게 되어 지금은 의식도 정상으로 돌아왔다며 고맙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이런 일을 겪을 때마다 경찰관으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갖게 되며, 또한 모든 국민의 보호자 역할인 어린이들에게는 부모처럼, 학생들에게는 선생님처럼, 사회적 약자에게는 법적인 보호자가 되기 위해 오늘도 보호자의 마음으로 열심히 근무합니다.
작성자 : 강우선
연락처 : 016-659-90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