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음악을 사랑하는 25살... 숙녀입니다...
그래서 항상 mp3를 귀에 꽂고 다니죠... 화장실을 갈 때도 밥을 먹을 때도...
심지어 잠을 잘 때도 이어폰을 꽂고 있답니다.
항상 옆에 달고 사니 귀에 꽂혀 있다는 걸 모르고 지낼 때도 많죠...
하루는 소개팅을 주선 받았습니다.
평소 캐주얼한 차림을 좋아하던 저는 편안하게 옷을 입고 이어폰을 귀에 꽂았습니다...
오늘만큼은 mp3를 듣지 말아야지... 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역시나 그 허전함을 달랠 길이 없어... 함께했죠...
드디어 약속 장소인 카페에 도착했고,
먼저 나와 있는 남자와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사람도 많지 않았고, 소품들도 아기자기한 게 분위기가 좋더라구요.
그런데 음악은 카페 분위기와 완전 달랐죠...
서로 간단히 소개를 하고, 역시나 전 음악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 저기요.. 여기는 분위기와는 다르게 음악이 신나죠?”라고 했더니
그 남자... “ 아.. 신나는 건 모르겠지만, 사람에 따라서 다르겠죠?”라고 하더군요...
소녀시대, 빅뱅, 동방신기 등 신나는 최신 유행곡이 흘러나오고 있었거든요.
그렇게 20분 정도 이야기를 했을까...
신나게 나오던 음악이 끊기더니 피아노 선율의 음악이 나오더군요...
갑자기 음악이 바뀌니까 이상했던 저는 음악신청을 해도 되느냐? ... 물으니.
그 역시 이 카페는 처음이라 잘 모르겠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아니 그게 아니라.. 아까는 소녀시대, 빅뱅 노래가 나오던데
지금은 피아노 선율이 흘러서 좀 그러네요”했죠...
그런데 남자는 당황한 얼굴로 저를 쳐다보며 그런 노래는 나온 적이 없었다고..말을 더듬더군요
순간! 제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게 있었죠... 깜짝 놀라 귀를 만지니...
역시나 다소곳이 귀를 막고 있는 이어폰 !
여태까지 계속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인지도 모르고
카페음악으로 착각해 음악애기를를 하고 있었던 겁니다..음악이 끊긴 건..베터리가 다 됐던 거구요
어찌나 창피하던지.. 제가 머리가 길었던 터라...
상대도 이어폰 줄이 보이지 않아 제가 mp3를 듣고 있다는 걸 몰랐었나 봅니다..
서로 당황을 해서인지... 그 날 소개팅은 그렇게 정신없이 막을 내리고 말았네요..
역시나 제가 성의가 없어보였는지 애프터 신청도 없구요..
그래두요... 아직까진 남자보다는... 음악이 더 좋아요!
사연주신 김수진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