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3일 방송분

전 항상 어리버리해서‘천방지축’이란 별명을 갖고 있는데요...
과외를 하러 영등동 쪽으로 가던 중이었죠...
그런데 시간이 없어 서둘러 버스를 타다 보니 버스를 잘못 탄 것입니다...
그렇게 한참을 가다가 뭔가 잘못된 걸 알고 급히 내렸죠...
전 익산에 온지 얼마 안 되서 익산 지리를 잘 몰랐고... 처음 보는 주변 풍경에
당황해 친한 선배에게 전화를 걸어 어떻게 찾아가냐고 물었습니다...
선배는 이렇게 저렇게 설명을 하며 기본요금거리고 늦었으니 택시를 타라고 하더군요...
마침 도로에 택시들이 손님을 기다리며 길게 서있는 것이 보였고 전
아무 생각 없이 그 중에 하나를 골라 탔지요..
차에 오르자마자 급하게 목적지인 “제일 아파트요”라고 했죠..
기사님은 머뭇머뭇 하더니 웃으면서
“학생 내가 급하게 볼일이 있는데 어디 잠깐 들렀다가 가면 안될까?”라고 하시더군요...
전 아저씨가 정말 급한 일이 있나보다... 라는 생각에 "그러시라"고 했죠...
차는 한참을 달렸고 잠시 멈추더니 아저씨는 급히 내렸고... 그제서야 전
택시 안을 둘러봤습니다... 자연스레 미터기에 찾는데... 미터기가 없더군요...
순진했던 걸까요... 전 아저씨가 자기 볼일보는 게 미안해서
미터기를 꺾지 않았구나 싶어... 정말 착한 아저씨다...라고 생각을 했죠...
곧 아저씨가 돌아오고 이번엔 제 목적지로 향했죠...
차 안에서 흘러나오는 라디오를 들으며 과외를 받는 아이에게 조금 있으면 도착한다고...
미안하다고 전화까지 해놓은 터라 살짝 마음을 놓고 있었죠...
드디어 목적지 도착... 돈을 내려고 하니 그 때도 미터기가 보이지 않는 겁니다...
전 얼마 안나온다더니... 기본 요금이라서 그런가... 하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기사님께 택시비를 물었죠...
그러자 아저씨는 씨익 웃으시며 "택시도 아닌데 돈은 무슨... 그냥 가세요."..
.. 그 때까지도 사태 파악을 못한 저는 황당해 하면서도
속으로 고맙게 생각하며 택시에서 내려 문을 닫고 차를 한번 쳐다보는 순간...
제 얼굴은 그야말로 홍당무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차 지붕에 택시를 표시하는 등이 없는 겁니다...!! 자세히 보니 일반 승용차...
그 창피함을 이 글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요...
전 태연스레... 최대한 빠른 걸음으로 그 현장을 벗어났습니다...
늦은 밤에 여자가 일반승용차를 타고 택시처럼 부렸으니. 그 아저씨..얼마나 황당했겠습니까...?
이제야 인사 드리네요... 은색 소나타였던 마음씨 착한 아저씨... 감사합니다!
정말... 복받으실 거예요!
 
 
사연 주신  이정현 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