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2일 방송분

군산 여객터미널 앞에서 식당을 운영하시는 저희 엄마 박귀남 님...
큰 건물에 깨끗하고 근사한 식당은 아니지만, 10년 넘게 운영을 해 오고 계십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식당이 아닌 생선을 다루는 곳에서 일을 하셨죠...
1997년 설 다음날인 1월 2일... 출근을 할까말까 망설이던 엄마는
혹여 일손이 부족할까 출근을 했고... 장갑을 끼고 생선을 자르고 계셨죠...
그러다 실수로 기계에 장갑이 빨려 들어가면서 오른손도 함께 들어갔고...
손가락이 절단돼... 접합 수술을 받으셨어요...
당시 군산에선 어렵다고 해 서울까지 올라가 수술을 받았는데,
손가락은 제 기능을 하지 못했고...
눈물을 머금고 손목까지 절단을 하고 말았습니다...
당시 엄마 나이 45살... 한창 젊은 나이에 뼈를 깎는 고통을 당하셨지만...
엄마는 좌절하지 않으셨습니다.
물론 사고 직후 엄마도 가족들도 힘든 시간이었죠...
서울에서 6개월동안 입원, 재활치료를 하며 엄마는 재기를 다짐하셨답니다.
그 후 엄마의 오른손에는 의수가 끼워졌고...
평소 요리를 좋아하셨고, 솜씨가 좋으셔서 지금의 자리에 조그마한 밥집을 차리셨습니다.
처음엔 먼지만 풍겼었는데, 이제는 제법 식당의 면모를 갖춰 나가고 있죠..
한 손으로 음식을 하시고...또 의수를 의지하며 밥과 반찬... 찌개를 만드시는데요...
처음에는 힘들어 하셨지만, 금새 왼손으로 음식을 하는 요령과 방법을 터득하셨고...
오히려 비장애인들보다 음식을 더 잘 하시는 거 같아요...
점심에는 눈코 뜰 새 없을 정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계세요...
안타까운 게 있다면... 30도를 웃도는 더운 여름에도...
반팔을 입지 못하고, 긴팔을 입고 계신다는 것...
볼 때 마다 가슴이 미어지지만... 가족들의 이런 걱정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사시는 엄마를 볼 때마다 정말 뿌듯합니다...
걱정을 하는 저희들에게 되려
"엄마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괜히 그런다"며 웃으실 때면
그 당당한 웃음에서 피어나는 삶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됩니다..
깨동아저씨도 저희집 놀러오세요 엄마가 맛있는 음식 준비하신데요
 
사연주신 박수경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