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6일 방송분

 
“이거랑 이것은... 처음 보는 색이네... 발라봐도 되나요?”
믿음직한 가장이자 아이들의 듬직한 아빠...
그런 남편에게 어느 날부터 남다른 취미가 생겼어요.
하루는 딸이 문구점에서 사 온 봉숭아 가루를 물에 타고 있었죠...
남편이 그 모습을 유심히 보더니... 뜬금없이 자기 손톱에도 칠해 달라는 거예요...
딸은 멍하니 엄마 아빠를 번갈아 쳐다보며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고...
저 역시 남편을 바라보며... "진짜 칠해달라는 거냐"고 되물었죠...
그러자 남편은 "자기가 농담하겠냐"며 고개를 끄덕이더군요...
“자윤아... 아빠도 한 번 칠해보고 싶은가보다... 한 번 해줘라...”
무심코 던진 이 한 마디가 이런 사연을 방송국에 보내게돼었네요..
매년 그렇게 봄이면 딸과 함께 봉숭아물을 들이던 남편...
아이가 커 가면서 더 이상 봉숭아물에 관심이 없어하자...
언제부턴가는 아예 매니큐어를 색깔별로 사 와서 일주일 단위로 바꿔 칠하고 다닌 답니다.
손이 못났다거나 흉터가 있는 것도 아닌데... 느닷없이 매니큐어라니...
아내인 저로서도 처음엔 정말 난감하더군요. 봉숭아물은 그렇다치고, 매니큐어라니요!
50대 중반... 남자가... 주책도 아니고... 이해가 되지 않았죠...
얼마 전에는 남편과 함께 동네 편의점에 들어가 간식거리를 사는데,
여자 알바생이 남편 손톱을 보더니... 자기 손톱 색깔과 같다며.. 손을 들어 보여주더군요...
남편 손톱과 알바생 손톱에 발려 있는 금빛 매니큐어...
순간 얼굴이 화끈거려 얼른 돈을 지불하고 나왔어요...
힐끔 뒤를 돌아보니...그 알바생... 웃고 있더군요...
너무 창피해서 얼른 지우라고 했는데, 이번에는 연한 보라빛 매니큐어를 칠했더군요..
다양한 색상의 매니큐어들을 사 들고 오는 남편을 보면
우습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귀엽기도 합니다.
그런 남편에게 잔소리를 하면..“ 거참... 여자들은 참 이상해... 남자가 귀 뚫은 건 괜찮고...
손톱에다가 물감 칠한 건 왜 색안경을 끼고 보는지 원... ”
물론... 저야 이해하고 살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온통 남편의 손으로 가니... 솔직히 민망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닙니다.
부모님들 조차도 한숨을 쉬시네요.
깨동씨.. 우리남편의 고상한 취미를 바꿀 수 있는 방법 없을까요?
 
사연주신 주희영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