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5일 방송분

1995년 오늘... 하나밖에 없는 일곱 살 딸을 위해 경기도에 있는 놀이공원에 가기로 했죠...
이른 아침 출발을 했는데... 모두들 어린이날을 즐기러 나왔는지 많이 밀리더군요...
하지만 모처럼의 나들이에 아이보다 더 들뜬 남편과 저는
오징어를 질겅질겅 씹어가며.. 노래도 흥얼거리며... 놀이공원으로 향했습니다.
몇 시간이 흘러... 드디어 도착!! 그런데 엄청난 인파에 기겁을 하고 말았죠.
하지만 "오늘이 아니면 언제 이런데 오냐"며 여기저기 비집고 다니며 놀 거리를 찾았는데,,
아이가 작아 탈 수 있는 놀이기구들이 몇 개 않되더군요.
그나마 몇 시간 줄을 서야 했죠. 두개 쯤 탔을까요?
순간 저도 타고 싶더라구요. 그래서 남편에게 제안을 했고, 딸에게 허락을 받았죠..
'롤러코스터' 만 타겠다고... 딸은 흔쾌히 허락 하더라구요..
그렇게 줄을 섰고, 드디어 우리 차례..
남편도 저도 들뜬 상태... 긴장과 흥분 상태에서 놀이기구는 출발했고...
혼비백산 상태로 기구에서 내렸는데, 서로 그 기분을 설명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 정말 환상적이었다 ' ' 죽을 뻔했다... ' ' 무슨 소리를 그렇게 질러대냐"며..
웃고 떠들며 내려왔는데... 뭔가 허전한 기분... 아이가 없는 겁니다.
분명.. 내리는 쪽에서 기다린다고 했는데,,,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죠...
방금 전 들뜬 기분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저와 남편은 이성을 잃고 헤매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눈물, 콧물 범벅이 되기 시작했고...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물어도 모두 고개만 절레절레 흔들 뿐이고...
그렇게 20~30분 정도를 찾다가.. 방송이라도 해야겠다며 안내데스크에 갔죠...
옷차림.. 인상착의를 정신없이 설명하는데,
여직원은 곧 찾을 수 있을거라며 안심시키더라구요..
그리고는 눈물 콧물로 엉망이 된 얼굴을 씻으려 세수라도 할 겸 화장실로 향했습니다...
한참 세수를 하는데도 눈물이 쉴새 없이 흐르더군요...
그런데 뒤에서 누가 톡!톡!톡! 칩니다.“ 엄마...? 여기서 뭐해? ”
세상에... 그토록 찾아 헤매던 딸이였습니다..
놀이기구를 타고 있던 그 시간에 화장실이 급해 여기까지 온 거였죠...
그렇게 잠깐 동안의 악몽은 끝이 났고, 이미 기력이 다 빠진 우리는 그냥 돌아왔습니다.
지금은 어엿한 숙녀가 된 딸.. 어린이날만 되면 그 이야기를 하며 웃고있지만..
그 때는 정말.. 아찔 했네요...
오늘.. 어린이날.. 아이들 데리고 동물원, 놀이공원 등 여기저기 가시겠죠?
아이들은 잠시만 방심해도.. 눈 앞에서 사라집니다..
꼭 !! 조심하시고..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사연주신 이지연 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