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일 방송분

“ 네...? 사고요? 응급실이요?”
10년 전인... 1999년 1월...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저는 전주에서 김제로 퇴근을 하고 있었습니다.
야근을 하고 직원들과 회식까지 하고 난 후 새벽 퇴근길... 빗길에 시야는 확보되지 않았고...
빨리 집에 가고 싶은 생각에 속도를 낸 탓인지... 미끄러져 차가 전복되고 말았죠..
저는 정신을 잃은 상태였고, 다행히 누군가 신고를 해줘... 응급실로 실려갔죠..
차는 폐차를 해야 할 정도였지만, 다행히 저는 특별한 외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외상과는 다르게 척수가 손상됐다고 하더군요... 신경이 눌렸다고...
1, 2차 수술을 거쳐 재활치료까지 받았지만... 결국 하반신이 마비되고 말았네요...
결국 6년 간 일했던 직장을 그만두고, 집에서 재활운동 겸 아이들 공부를 봐주며 지냈죠...
돈을 벌지 않으니 어려워진 집안 사정에 생활보호 대상자로 지정돼
정부에서 주는 얼마 안 되는 돈과 사고 보상금으로 생활했습니다.
서울 국립 재활원에서 무료로 한 달 반 정도 재활치료를 받으며
장애인으로 살아가는 삶에 적응도 했죠... 화장실 변기에 오를 때도...
목욕의자를 딛고 두 손으로 바닥을 짚은 뒤 다리를 끌며 올라갔고...
밖에 나가면 휠체어 때문에 불편함이 있었지만...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그래도 전 항상 긍정적인 생각으로 ' 난 걸을 수 있다... 걸을 수 있다...’
주문을 외듯 그렇게 자신에게 힘을 불어 넣었습니다.
어려운 살림에 아이들에게 제대로 학원 한번 못 보내고 전전긍긍하고 있자...
친 형님께서... 아이들 학원비를 보내주시더군요...
게다가 병원과 집만 오가며 세상 밖을 모르고 사는 저희가족을 위해 여행도 보내주십니다.
어떻게 감사를 해야 할 지....
그리고 불만과 불평 없이 묵묵히 제 곁을 지켜주는 아내 채희경...
저 몰래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는지... 그 나날을 제가 글로는 표현할 수 없을 겁니다...
아이들이 조금 크니... 아내는 생활에 보탬이 되기 위해
1년 전부터 아르바이트로 도자기 굽는 곳에서 일을 합니다...
저도 최근에는 모임에도 나가고... 밝은 모습으로 세상에 감사하며 살려고 노력 중이구요..
주변의 따가운 시선과... 비장애인에서 장애인으로 바뀌어 생활해야 한다는 것이
처음에는 억울하기도 하고 원통하기도 했지만...
지금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는 생각을 갖고 파이팅 하렵니다...
 
 
사연주신 이창원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