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한 시간 남짓 지났는데, 담임선생님으로 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 어머님 진호가 아직 학교에 않왔는데 어디 아픈가요?" " 예? 한시간 전에 학교에 보냈는데요!" 순간 전화기를 사이에 두고 저도 선생님도 아무 말을 할수가 없었습니다. 놀란 선생님께서 아이들과 함께 학교주변을 찾아볼테니 어머님께서도 알아봐 주십사하곤 선생님께서 전화를 끝으셨습니다. 겁이나서 어디를 찾아봐야 할 지 도무지 생각이 떠오르지 않아 멍하니 앉아 있는데 잠시 후 아이가 막 학교에 도착 했다는 전화가 다시 걸려왔습니다. 담임선생님께 감사하단 인사를 드리고 아이와 통화하니 나름 사연이 있었습니다.
우리아이가 어제아침 도립국악원 사거리에서 송천삼거리쪽으로 가는 버스를 탄다는 것이,그만 실수하여 서신동쪽으로가는 161번버스를 타고 말았답니다. 버스를 잘 못탔다는 생각도 못하고, 한참을 앉아있다가 문뜩 생각해보니 이상한곳으로 버스가 달리고있었고, 당황하여 어쩔줄 모르고 굳은채로 한동안있자 버스기사님이 " 왜않내리니? "하고 물으셨고 아이는 송천삼거리에 가야 한다고 했답니다. 그러자 기사님이" 송천삼거리에 가려면 한 바퀴 더 돌아야하는데! " 라고 하시더니 잠시후 아이손에 돈 4천원을 쥐어주시며, " 여기서 내려서 택시타고 학교가거라! " 라고 하셨답니다. 아이학교는 송천초등학교 입니다. 어떨결에 인사를하고 버스에서 내려 이번에는 택시를 탔답니다. 택시기사님께 목적지를 말하고 한참을 달렸는데, 글쎄 택시 요금이 어느덧 5천원을 넘었고, 아이가 놀라서 그간의 사정얘기를 하며 가진돈이 4천원 밖에 없다고 하자, 이번에는 택시기사님이 메타기를 지우고는 또 한참을 달린 후 학교 정문앞에 아이를 내려 주었다고 합니다. 세상에 이렇게 고맙고 감사한일이 또 있을수가....!!! 마침 택시에서 내리는 아이를 선생님과 반 친구들이 발견 한 것이구요!
요즘 매스컴을 접하면 믿어지지 않는 흉흉한 일들이 비일비재하고 인심사납다고들 하는데, 우리아이는 책에만 존재하는 줄 알았던 천사를 한꺼번에 두 명이나 만나는 횡재를 했으니, 참으로 복된아이 입니다. 저녁식사를 하며 아이에게 당부 했습니다. 네가 받은 그 이상으로 곤경에 처한 누군가를 사심없이 돕는다면 그것이 바로 그 분들의 은혜를 갚는것이라고....!! 버스는 161번 기사님이라고 기억하는데, 택시는 연세드신분 이라는 것 외에는 기억하는것이 없어서, 어떻게든 고맙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어, 궁리 끝에 방송에 사연을 보냅니다. 혹시, 그분들이 이방송을 듣고 계시다면 다시 한번 감사인사를 드리겠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덕분에 많은것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저희는 서울에서 이사온지 4년째이고, 엄마인 저는 전주에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터라, 꼭 필요한 일이 아니면왜출을 하지 않아 저도 아이도 전주지리를 잘 모르는 상태입니다. 그러니 갑작스런 상황에 아이가 얼마나 놀랐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아픔니다. 두 분 천사님 덕분에 저희 아이는 아주 오랫동안 감사한 마음을 안고 성장 할 것 같습니다.
더불어 저 역시 이곳 전주가 한층 더 따듯한 곳으로 느껴질것 같습니다. 그리고 걱정해주신 선생님과 같은반 친구들 모두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017-644-0533) 덕진동2가 167-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