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 3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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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그래 현지야.. 조금만 기다려..
할머니 한테 가자.. 엄마 씻고.. 울지마~"
 
남편 출근 후에 이제 6개월된 아이와 함께 출근준비를 하며 우는 아이에게 반복하는 말입니다.
저는 31살의 워킹맘입니다.
아이를 생각하는 맘으로 그만두고 육아의 전념하고 싶었지만,,
현실이 그렇지 않더군요~
저의 고민은 아이를 어디에 맡기느냐 였습니다.
어린이집에다 맡길까도 했지만 막상 남의손에 선뜻 맡겨지지가 않더라구요
그 고민중에 저의 친정엄마가 구세주가 되주셨습니다.
물론 요즘 세태가 당연히 할머니 아니면 외할머니가 봐주는게 되버렸지만,,
저의 시어머니는 직장에 다니시는 분이신지라 감히 그만두시고 봐주세요 라고 말을 못하겠더군요..
친정 어머니가 봐주시니 좋군요 하시겠쬬..
 
이제 본론입니다. 제목은 바로 저의 엄마,저,그리고 제딸의 나이입니다.
저는 엄마가 46에 낳은 늦둥이 입니다.
전 큰오빠와 무려 20살이나 차이가 나는 4남 2녀의 막내입니다.
엄마한테 쉽게 맡겨지지가 않았습니다. 차라리 애봐주는 베이비 시스터를 구해야겟다 했더랬죠~
남편도 그렇거니와 저도 연세많은시 울엄마가 잘봐주실수 있으려나 싶더군요,
이상하게도 저의 엄마가 욕심을 내시더라구요..
내가 봐준다 봐준다 하면서요..첨엔 싫다싫다 햇지만, 그래도 남보단 낫지 싶어.~
그리고 저의 엄마 항상 늦게본 내딸 엄마아빠 늙어 미안타고,
소원이 니 시집가서 아낳는거 보고 죽는거라고 그러셨으니..
욕심이라기보다 당연히 해야될 일이라고 생각하신것 같습니다.
 
어찌어찌 하다 친정엄마가 봐주시게 됐고,
아침에 친정에 아이를 갖다놓고 저녁 퇴근길에 데려오고,,
어느날 아침입니다.
남편출근시키고 정신없이 씻고 준비하는데 핸드폰으로 엄마한테 전화가 오더군요
"저기.. 아침에 집으로 오지말고 oo병원으로 와라.. 거기서 애줘라"
이야기 즉슨 몸이 좀 않좋아서 진찰을 받아겠다고, 애데리고 진찰받고 택시타고 집에 들어갈거라고,,
이렇게 되면 출근시간은 무지하게 늦어질게 뻔하구요..
안그래도 아픈사람많은 병원에 아이를 놓기 싫더군요
"안돼!! 토요일에가~ 얼마나 아픈데.. 이럴줄 알았어 그냥 애봐주는 사람 구한다니까..!"
그러자 엄마는 조용히 웃으시면서
"알았어 그렇게 할게 그럼 얼른 집에 오니라 걱정말고 오니라"
퉁퉁대면서 엄마집에 가보니 절보자마자 파스를 드리밀고는 담걸린것 같다고 붙여달라 하시더군요
저는 엄마를 보지도 않고는 "정말 바빠 죽겠는데. 애 젖먼저 먹이고..!"
모유를 유축해서 얼려놓고 먹이거든요 아침에 젖을 한번 주고 가야 점심에 먹게되니..
친정에 오면 아이 젖부터 물립니다.
저같으면 너무한다고 혼냈을텐데.. 제아이에게 미소를 지으시며
"우리 현지 잘잤나, 어서 젖먹어라잉.. 할머니가 업어줄게.." 이러시는 겁니다
정신없이 젖먹이고 파스 붙여드리고 부랴부랴 출근을 했더랬죠..
회사에 와서 곰곰히 생각하니 아무래도 아이를 혼자 업으시다가 담에 걸리신것 같았습니다.
저 너무 못된 딸이죠?
만약 제아이가 아팠다면 1초도 생각안하고 연가내고 병원으로 직행했을건데..
섭섭하셨을텐데 티한번 안내시고 되려 웃으며 제아이를 안아주신 엄마,
넘 죄송하더라구요.
그래서 오후를 조퇴했습니다.
미리 예약접수 해드리고 병원에 모셔다 드리구요..
 
아이를 낳기전엔 정말 애한테 묶이지 않고 자유롭게 살래 했었는데
막상 낳고 보니 엄마가 되더군요, 변한 제자신을 보고 스스로 칭찬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날 아침 친정엄마의 저와 제아이를 향한 사랑에 비하면 정말 창피더군요
오늘 아침도 부랴부랴 출근했습니다.
점심에 전화해서 점심은 하고 물으니, 아가는 이유식도 먹고 젖도 먹었다 하시더군요,
아가 말고 엄마드셨냐구,, 하니까 내걱정은 하지 마라 이러십니다.
엄마 너무너무 고마워요! 그리고 아주 많이 막내딸이 사랑합니다^^
 
이상은 충남 부여군 부여읍 쌍북리 주공아파트 106동404호에 사는 현지 엄마 정찬희였습니다^^
아침 출근길에 운전하면서 웃으며 울며 듣고 있습니다.
김차동님의 목소리가 정신없는 아침의 제머리를 정돈시키는 마력이 있더군요!!
그 목소리 보험은 들어놓으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