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7일 방송분

술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전 술자리를 즐기는 편이죠...
' 오고가는 술 잔 속에 싹트는 정... ' 이라는 말도 있듯이요..^^
물론 가끔.. 감당할 수 없는 상황까지 이르러 웃지 못할 일들도 있었지만요..
그 날도 어김없이 술 약속을 잡고 즐거운 퇴근길에 올랐습니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한껏 멋을 내고는 약속 장소로 향했죠...
친구들과 모여 부어라... 마셔라... 몇 시간 째... 노래와 분위기에 맞춰 취기는 오르기 시작했고...
더 이상 감당하기 힘들어 아쉬운 작별을 한 뒤,  대리운전을 불렀죠...
얼마 후 무사히 집 앞에 도착했고, 지갑에서 만 원짜리 한 장을 꺼내 아저씨께 건넸습니다...
“...여기 잔돈...”/ “ 아니요...됐어요...”
취기도 적정선을 넘어섰고, 오랜만에 있었던 친구들과의 모임이었기에 기분이 좋았서였을까요?
거스름돈을 선심 쓰듯 대리 아저씨께 건넸습니다...
아저씨도 거스름돈을 팁으로 받아서 기분이 좋았는지
집 앞 주차장에 주차까지 반듯하게 해주시더군요...
다음날 아침 깨질 듯한 머리를 감싸 쥐고 일어났죠...
언제나 그렇듯 술 좀 줄여야겠다고 다짐한 뒤 어제의 기억을 더듬어 보았습니다...
그러고 나서 지갑을 열어 보았는데... 어제도 다섯장이였던 지갑 속의 배춧잎들이
그대로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분명 대리운전비로 만원을 썼는데 말이죠...
가만히 생각해 보니... 술에 많이 취해 만 원짜리를 꺼낸다는 게 천 원짜리를 꺼냈고,
어두컴컴해... 저나 대리 아저씨나 자세히 확인을 하지 못했던 겁니다...
그렇게 전 천 원짜리 한 장으로 대리비도 주고 팁도 주고... 게다가 주차 서비스까지...
다시 연락이 올 듯도 한데,, 하루.. 이틀이 지나도 연락이 없는 걸 보면...
아마도 그 문제의 손님이 누구인 줄 모르셨던 거겠죠? 
남아도 너무 많이 남는 장사를 했지만... 우리의 대리 아저씨는...
아아... 죄송한 마음에 더 이상 말을 잇기 힘드네요..
보통 술을 먹은 다음날은.. 이런저런 실수의 파노라마가 이어지면서
후회하거나 인상을 찌푸리기 마련인데,, 그 날 만큼은.. 나도 모르게 지어지는 웃음...
역시 사람은 공짜 앞에선 어쩔 수 없나봅니다.
천원으로 행복해진 하루 ... 하지만 한 마디는 하고 싶네요..
“ 아저씨... 그 천 원짜리... 고의로 그런 게 아니었어요... 죄송합니다...
    대박 나세요! 복 받으실 겁니다...” 혹시 듣고 계신다면 .. 모닝쇼로 연락주세요...
 
 
사연주신 서진영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