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6일 방송분

제 남편이 익산의 한 피자 전문점 부점장직으로 근무했을 때...이야깁니다..
집안에 상의할 일이 있어 매장으로 전화를 걸었죠...
휴대전화는 일이 바빠서 잘 받지 못하거든요...
“ 부점장님 좀 바꿔 주세요...” / “부점장님 휴가 가셨는데요...”
“ 네? 휴가요?”
아침에 출근한 남편이 휴가를 갔다니... 전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은 2월 초.. 매장 감사에 유통기한을 지난 커피와 소스의 관리 소홀로 징계를 받았었거든요.
3개월 감봉과 영업정지 3일을 받고 만 거예요...
그 때문에 한동안 괴로워했던 터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죠...
하루종일 남편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다가 대화를 시도했습니다..
남편은 한 달 넘게 계속되는 상사의 꾸중에 자존심이 상해
사표를 던져버렸다고 하소연을 하더군요...
그 간 기분을 풀어주려고 바다도 함께 다녀오고 술도 같이 마셔주면서 위로했건만....
뒤통수를 한 대 얻어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결혼한 지 6년... 아이 둘을 백일 때부터 이웃과 놀이방에 맡겨가며,
맞벌이로 열심히 살았는데... 그깟 일 하나 견디지 못하고
요즘 같은 어려운 시기에 회사를 그만두었다는 사실에 배신감과 원망감 마저 느껴지더군요...
게다가 그런 문제를 한 마디 상의없이 저질렀다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구요...
그리고 무엇보다.... 어떻게 살아가나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그렇게 3월 초 일을 그만 둔 남편.. 이번엔 사업하겠다며 이곳저곳 알아보기 시작했어요...
다행이도 지인을 통해 남편이 7년 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조각피자와 생과일 주스를 전문점을 차렸죠..
그렇게 되기까지.. 시아버님과 친정아버님의 큰 도움이 있었구요..
불경기라서 조심스럽긴 하지만 위기가 기회라는 말을 전 믿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지난주 금요일 전주에 가게를 오픈했네요...
매일 아침 농수산물 시장에서 야채와 과일을 사고 일을 시작해 밤 11시까지 일을 합니다.
자신의 일이라 더욱 열심인 남편... 행여 몸이 상하지 않을까 걱정도 되는데요..
그 어느 때 보다 활력이 넘칩니다..
아픔을 딛고 일어서려 노력하는 남편... 이제 원망 섞인 목소리 대신 힘을 주고 싶네요
“ 여보, 힘내요... 아자아자 파이팅!”
 
 
사연주신 윤해경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