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다.
정말 꽃잎들이 나폴거린다..
나폴 나폴,,나풀 나풀이라고 해도 느낌이 살지 않는다.
하농 하농 나폴 나폴 귓가를 코끝을 간질거린다.
수연이가 갑자기 실실 웃으며 목욕탕으로 화장실로 분주하다.
왜그러니? 하고 물으니까 그냥 웃기만 한다.
왜그래?
어머니는 생리 언제 시작하셨어요?
엄마 ? 그러니까 그게 음 중학교 1학년때지,그래 13살때니까 지금 니 나이다.. 왜?
아니요.. 그냥..
너 혹시?
아니요,,그냥,,어머니 며칠전부터 자꾸 오줌이 마렵고 그랬는데요,팬티에 이상한것이 묻어있어요..
뭐? 속옷 벋어봐,,
안보여주려고 부끄러워하는 아이를 달래서 속옷을 살펴보니
정말 거기 혈흔이 있다,
아...................
눈물이 핑돈다.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딸아이를 붙잡고 뽀뽀세례를 퍼부었다.
엉덩이를 토닥이며 애썼다, 애썼어, 너무 예쁘다.
냄새도 맡아본다. 색깔도 본다. 너무 건강하다.
서둘러 생리대쓰는법이며 뒷처리 하는법 을 가르쳐 주고 애아빠에게 전화해서
파티준비를 하라며 법썩을 떤다.
수연이는 엄마가 왜저러나 하는 표정이다.
아가.. 배는 안아펐니?
네 별로요,,
놀라지는 않았어?
네,,별거 아니네요,어쩔까 많이 궁금했는데,,,
저녁나절 집에서는 소박하지만 근사한 파티가 열렸다.
동생들은 뭣도 모르고 쵸코케이크를 먹는게 좋아서 박수를 치고
수연이는 자기가 뭔가 대단한일을 한 양 의기양양하게 축하를 받았다.
수연아!
이제 너도 엄마가 될 수 있는 몸이 되었구나.
너도 엄마처럼 예쁜 아가들을 낳고 싶으면 니 몸을 항상 소중하게 다루어야 한단다.
니몸은 엄마가 될 몸이니까...
배시시 웃는 수연이...나의 첫아이..
수연이는 나에게 `처음` 을 경험하게 하는 아이다
처음 내 배를 남산만하게 만들었고, 처음 수연이에게 젖을 물려봤고,처음 학부모가 되어보게한아이
처음이라 너무 서툴어,의욕만 앞서서 상처를 많이 준아이.
내 속에서 난 나의 딸아이가 생리를 치루다니..
수연이는 또 나에게 이런 경험을 하게하는 정말 소중한 내 새끼이다.
만감이 교차하는 것이 이런것일까?
여성으로서 내 삶은 어디까지 왔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 나도 저무는 구나. 생리를 하는 딸아이를 둔 나는 중년부인이 아닌가?
나의 황금기는 가버렸는가.. 나도 저리 싱그러울때가 있었는데,,,
이제 딸아이도 누군가를 짝사랑할것이고 설레일것이며 연애편지를 받겠지.
솜털이 있는 맑은 얼굴로 발그레 웃으면 몇몇 사내아이들이 잠을 못이루겠지...
봄이다. 봄이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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